지방 ‘의치한’ 수도권 출신 진학 최소화… 토박이 지역인재 키운다

이소정 기자 입력 2021-03-01 03:00수정 2021-03-01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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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지역인재 선발 의무화
2018년 문을 닫은 전북 남원시 서남대의 폐교 직전 강의실 모습. 정부는 지방대 위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올해부터 폐교 절차를 체계화하기로 했다.

지방 ‘의치한’ 수도권 출신 진학 최소화… 토박이 지역인재 키운다

교육부가 28일 내놓은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지원 기본계획’은 수도권 학생의 지방대 인기 학과 진학을 막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른바 ‘의치한(의대, 치대, 한의대)’ 외에 간호대와 법학전문대학원까지 지역 학생 선발을 의무화한 것이다.

지금도 정부는 지방대 ‘의치한’ 학과에 ‘지역인재 30% 선발’(강원 제주는 15%)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자료에 따르면 2020학년도 기준 조사대상 39개 학과 가운데 12곳이 이 기준을 채우지 못했다. 특히 강원 한림대 의대는 지난해 정원 78명 가운데 3명만 지역인재로 선발하는 등 유명무실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최근엔 서울 등 수도권 학생이 지역인재로 지방 의대에 진학하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지역인재 선발을 법으로 의무화하는 한편으로 2028학년도부터 지역인재 선정을 위해 ‘비수도권 중학교 졸업’ 기준까지 추가한 이유다.

○ ‘수도권 출신 지역인재’ 없앤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수도권 출신의 지역인재 지원을 최소화시킬 방침이다.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부산대 등 국립대 의대 8곳의 타 지역 출신 지역인재 전형 합격자 수는 2018학년도 5명에서 2020학년도 41명으로 2년 만에 8배 이상으로 늘었다. 대부분이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출신이다. 이들 중 상당수가 지역 자사고, 외국어고 등을 졸업하고 지역인재 자격을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 의대 외에 치대, 한의대까지 포함하면 이런 경우는 더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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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인재 전형을 강화하면 지역 내 학생들의 의치한 진학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진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상당수 대학이 이미 지역인재 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하지만 의무선발로 전환되면 대학 차원에서 선발인원을 더 늘릴 수 있다”며 “해당 지역 학생들의 의학계열 진학에 유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학생들이 의대를 졸업하고 수도권으로 돌아가는 현상도 줄일 수 있다.

지역인재의 공공기관 입사도 늘린다. 정부는 2022년까지 전국 혁신도시에 이전한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의무채용 비율을 30%까지 늘린다. 2020년 이 비율이 24%였다. 또 지역인재 채용이 많은 기업에는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하지만 이런 제도 변화가 근본적인 지방대 경쟁력 강화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강원 A대 관계자는 “이미 학생들의 수도권 선호가 워낙 높은 상황”이라며 “지방대 경쟁력 강화 등 근본적 대책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지역인재 전형이나 채용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 ‘한계 대학’ 퇴로 넓힌다

폐교하는 대학에 학교 청산을 위한 융자금을 지원해 주는 방안도 마련한다. 교육부는 현재 임금 체불 등이 발생한 이른바 ‘한계 대학’이 전체 대학의 5∼9%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대학의 ‘도미노 폐교’가 가시화됐다. 이에 올해 안에 대학 청산을 위한 전문기관을 운영해 폐교 절차도 체계화한다.

2000년 이후 18개 대학이 폐교돼 해산 법인 8곳이 나왔지만 청산이 끝난 법인은 1곳에 불과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해산된 학교법인의 체불 임금을 합치면 600억 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기금으로 체불 임금 등의 자금을 지원하고 청산이 끝난 뒤 잔여금을 국고로 귀속시킬 계획이다.

한편 지방대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수도권과 지방 대학이 공동으로 신기술 분야 인재 양성에 나선다. 국립대 주도로 지역 내 대학끼리 공동 교육과정을 개발하거나 학점 교류를 활성화하고 복수·공동 학위를 수여할 수도 있다. 대학과 지자체가 함께 협력체계(지역혁신 플랫폼)를 만들면 이를 ‘고등교육 혁신 특화지역’으로 지정해 최대 6년 동안 신기술 규제를 완화해 준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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