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종인 “안철수가 안받을 룰 추진말라” 단일화 놓고 미묘한 변화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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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보선]
국민의힘 유리한 방안 백지화… 치열한 기싸움서 한발 빼는 양상
“安으로 단일화땐 기호2번 출마를”… 일부 초선 입당-합당 촉구키로
金위원장 “보선전 사라질수도”… ‘安 단일화땐 사퇴’ 해석 나와
국민의힘 “배수진 의미” 선그어

“표심 잡아라” 막판 총력전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간담회에서 당 경선 
후보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일제히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논란 등에 대한 책임론을 거론했다. 왼쪽부터 오신환, 오세훈 예비후보, 김 위원장, 나경원, 조은희 예비후보. 사진공동취재단·각 후보 캠프 제공
“표심 잡아라” 막판 총력전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간담회에서 당 경선 후보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일제히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논란 등에 대한 책임론을 거론했다. 왼쪽부터 오신환, 오세훈 예비후보, 김 위원장, 나경원, 조은희 예비후보. 사진공동취재단·각 후보 캠프 제공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등 ‘제3지대 후보’를 포용하는 기류를 보이고 있어 정치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겉으로는 여전히 ‘국민의힘 후보 단일화 필승론’을 내세우고 있지만, 당 내부에선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야권 일각에선 안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가 될 경우 김 위원장이 ‘전략적 사퇴’를 선택할 수 있다는 해석까지 나왔다.

○ 김종인 “안철수 안 받을 룰은 불필요”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28일 “김 위원장이 당 전략라인으로부터 제3지대 후보와의 단일화 룰 협상과 관련해 ‘미국식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하는 방안을 보고 받았지만 백지화시켰다”며 “안 후보 등의 수용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방안은 100% 국민 참여 경선이라는 큰 틀은 유지할 수 있지만 사실상의 선거인단을 구성하는 방식이라 조직 동원력에 강점이 있는 국민의힘에 유리한 방안이다.

김 위원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선거인단을 모집한다는 게 간단하지가 않고 (국민의힘) 당원들만 (주로 선거인단에 등록)하게 되면 안 후보 등 제3지대 후보가 싫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단일화 논의 시기 등을 놓고 한 치의 양보 없이 안 후보와 기싸움을 벌였던 것과는 다른 태도를 보인 것이다.

특히 국민의힘은 내부에선 ‘플랜B’에 대한 검토도 착수했다. 제3지대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됐을 경우 국민의힘 당원들이 다른 정당의 후보를 위해 선거운동이 가능한지 법률적 검토를 한 것. 당내 일부 초선 의원들은 제3지대 후보가 최종 단일 후보로 선정될 경우 ‘기호 2번 출마’를 요구하는 입당 및 합당 촉구 성명서를 낸다는 계획도 짜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MBN인터뷰에서 “안 후보가 기호 4번을 달고 끝까지 선거에 가면 2번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분들이 얼마나 자발적으로 안 후보를 돕고 투표할지 걱정”이라며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하나가 되는 게 당연히 맞다”고 강조했다.

○ 국민의힘 “당 후보 승리 위한 배수진” 강조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내가 ‘안 후보로 단일화된다고 해서 사라지겠다’는 얘기를 한 적 없다”면서 “국민의힘 후보가 단일후보가 안 될 경우를 상상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연결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4·7 재·보선 전에 사라질 수도 있다. 상황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질문이 이어지자 이처럼 강하게 선을 그은 것. 하지만 민감한 시기에 김 위원장이 자신의 거취 문제를 언급한 것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올 1월 국민의당과 통합을 주장하는 당내 인사들을 향해 “콩가루 집안이 된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강하게 비판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야권 일각에선 “안 후보 등이 최종 야권 후보가 될 경우 김 위원장이 안 후보의 기호 2번 출마에 명분을 주기 위해 전격 사퇴하는 것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발언은 당 후보 선출을 위해 배수진을 쳤다는 의지 표현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애초부터 김 위원장의 목표는 선거 승리였다”며 “야권이 승리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김 위원장은 주저 없이 그 방법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 후보와 금태섭 후보와의 제3지대 경선은 27, 28일 여론조사를 통해 1일 승자가 발표된다. 여기서 선출된 제3지대 후보와 4일 선출될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전쟁’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 마감일인 19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강경석 coolup@donga.com·전주영 기자
#김종인#안철수#미묘한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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