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일자리 못풀면 세대간 ‘전쟁’ 벌어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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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박용진-김세연 ‘리셋’ 간담회
“현 정부, 20대 문제 폼만 잡아” 비판

“현 정부는 20대 문제에 대해 폼만 잡았지 정말로 논의한 적이 없습니다.”(우석훈)

청년, 부동산 등 국내 현안에 대한 대담집 ‘리셋 대한민국’(오픈하우스·사진)을 최근 펴낸 경제학자 우석훈 씨,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세연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2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들은 정부와 여권이 진영논리에 갇혀 현재 한국이 마주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 씨는 2007년 저서 ‘88만 원 세대’(레디앙)에서 우리나라 비정규직 20대의 월평균 급여가 ‘88만 원’이라며 청년 세대를 향해 “짱돌을 들라”고 주문했었다. 우 씨는 이번 책과 간담회에서도 청년 일자리 문제를 지적했다. 좋은 직장이 사라지고, 일자리 정책에서 청년들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 현실이 14년간 바뀌지 않았다는 것.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를 염려했다. 공채 제도가 수시 채용으로 변하고, 대기업 정규직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청년 일자리를 위한 제대로 된 논의는 없다는 지적이다. 우 씨는 현 정부가 청년을 위한 정책을 내놓지 않았다며 청년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세대 간 대립이 갈등 수준을 넘어 ‘전쟁’ 수준으로 격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자간담회에서 세 사람은 가장 치열하게 토론했던 문제로 부동산을 꼽았다. 박 의원은 “정부 주택정책이 왜 강남 3구의 아파트 가격을 잡는 데만 집중되고 있는지 좀처럼 이해되지 않는다”며 “집값을 불로소득으로만 보는 건 전형적인 운동권 사고”라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집값을 잡으려고 조세 정책을 과격하게 운영하는 건 이미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며 “조세 정책에만 의존하기보다는 금융 규제와 적절히 결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현 정부의 정책 추진 과정이나 여권 인사들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우 씨는 “촛불집회로 탄생한 정권이 탈원전을 비롯한 경제정책은 ‘전두환식 밀실행정’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여권의 친문 주류 세력에 대해 “내가 절대 ‘선’(善)이라는 확신에 빠진 채 민주항쟁 시절의 세계관에 아직도 갇혀 있다”고 비판했고, 박 의원은 “누가 ‘내로남불’ 하는 사람에게 박수를 보내겠느냐”고 말했다. 이들은 진영을 넘어선 통합과 상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청년일자리#간담회#리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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