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나면 학폭’ 울고 싶은데… 코로나 확진에 V리그 중단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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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보 박진우 국내선수 첫 감염, 남자부 2주간 잠정 중단하기로
21일 경기한 OK금융도 전원 검사, 격리자 늘면 리그 종료 가능성도

연이은 악재다.

선수들의 ‘학교폭력(학폭)’ 가해 사실이 줄줄이 드러나면서 파행을 겪고 있는 프로배구 V리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까지 나왔다. 남자부 KB손해보험 센터 박진우(31·사진)는 22일 오전부터 고열 증상에 시달리면서 선별검사소를 찾아 검사를 받았고 이날 오후 10시경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내 프로스포츠 중 1군 무대에 뛰는 국내 선수가 확진 판정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3일 연맹 대응 매뉴얼에 따라 남자부 경기를 2주 동안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이날 예정된 현대캐피탈-한국전력 경기부터 열리지 않았다. 남자부 리그 재개 여부 및 일정에 대해서는 확진자 규모에 따라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 추가 확진자가 연이어 나온다면 리그 중단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중단 기간이 2∼4주이면 정규리그 및 포스트시즌 일정을 축소하고, 4주 이상이면 시즌이 조기 종료된다. 여자부는 전문위원, 심판진 등 관계자들의 검사 결과에 따라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으면 정상 진행한다.

박진우가 최근 출전한 21일 경기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 OK금융그룹 경기에 참석한 모든 관계자도 검사를 받았다. 이날 경기장에는 양 팀 선수단, 심판진, 방송중계요원, 취재진 등 150여 명이 있었다. 특히 ‘구타 논란’이 다시 불거진 이상열 KB손해보험 감독이 잔여 경기 출장 포기 의사를 밝힌 뒤 열린 팀의 첫 경기여서 평소보다 많은 3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앞서 1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KB손해보험을 상대한 우리카드 선수단도 검사를 받았다.

앞서 지난해 12월 26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 KB손해보험의 경기 때는 방송 카메라 감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1월 2, 3일 예정돼 있던 남녀부 4경기가 연기됐다. 당시 13개 구단 선수단 등 1500여 명이 검사를 받았고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5일부터 리그가 재개됐다.

학폭 논란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진 선수마저 나오면서 배구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3일 서울 마포구 연맹 사무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연맹과 구단 실무자 간 학폭 관련 대응 방안 실무회의도 이날 코로나19 확진 여파로 연기됐다.

한편 전날 중고교 시절 학폭 사실을 인정하고 은퇴를 선언한 삼성화재 박상하(35)는 23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동창생 납치 및 감금 집단 폭행’이란 제목의 인터넷 게시물이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박상하는 “글쓴이가 피해를 주장하고 있는 1999년부터 2021년 현재까지 같은 중학교에 다녔다는 것 외에 개인적인 친분이나 교류는 전혀 없었다. 폭로글 내용은 전부 꾸며낸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밝혔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학폭#배구#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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