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시장 활성화도 한몫
틀리기 쉬운 외래어 표기법부터 저작권 유의사항까지 상세히 기록
작가 지망생-번역자 사이서 인기

지난달 출판사 열린책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이 같은 문의가 수차례 왔다. 이 출판사가 보통 매년 초에 펴내는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을 기다리는 독자들이 책이 나오기 전부터 출간 시기를 물었던 것. 김하늬 열린책들 홍보팀 과장은 “2018년 버전을 샀지만 2021년 버전을 또 사고 싶다며 연락한 독자도 있다”고 했다.
책 편집에 대한 기초지식을 담은 교본인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열린책들)이 책 마니아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버전은 20일 출간 직후 이틀 만에 2000부가 팔렸다. 출판인들을 상대로 펴내는 전문 서적임을 고려하면 호응이 높은 편이다.
2008년 초판엔 ‘한글 맞춤법’ ‘외래어 표기법’ ‘저작권 계약 방법’ 등 기초 지식이 담겼다. 이후 개정을 거듭하며 ‘도서 정가제’ ‘도서 구입비 소득공제’ 등 출판계와 관련된 여러 정보를 새로 담았다. 2019년 버전엔 출판 계약서 예시에서 ‘갑’과 ‘을’이라는 표현 대신 ‘저작 재산권자’나 ‘출판권자’라는 표현을 쓰며 사회적 변화도 반영했다.
책이 꾸준히 사랑받는 건 출판 실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틀리기 쉬운 외래어 표기법, 저작권 유의사항을 참고하기 위해 저자, 번역자들도 책을 사 읽는다. 1986년 러시아 문학 전문출판사로 시작한 열린책들의 러시아어 표기법을 참고하기 위해 책을 구입하는 러시아문학 마니아도 있다. 내용이 풍부하고 가격은 저렴한 것도 인기 요인이다. 456페이지나 되는 2021년 버전은 7800원으로, 일반 서점에서 손쉽게 살 수 있다.
최근 달라진 출판문화도 이 책에 대한 수요를 더욱 키우고 있다. 먼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텀블벅, 카카오 브런치 등을 통해 불고 있는 독립출판 열풍의 영향이 크다. 김새봄 한국작은출판문화연구소장은 “독립출판을 시작하는 이들은 대부분 온라인이나 작은 책방이 진행하는 소규모 수업에서 정보를 얻을 수밖에 없다”며 “제대로 공부하지 않으면 저작권 분쟁에 휘말리는 경우도 있는 만큼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이 책을 찾는 것 같다”고 했다.
전자책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다. 종이책이 아니라 전자책으로 책을 펴내는 시대가 되면서 작가 지망생들이 더 쉽게 책을 낼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 이를 고려해 올해 버전엔 전자책 제작 팁을 새로 담았다. 김미정 열린책들 편집부 기획편집팀 차장은 “1인 출판인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책을 매년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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