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투사 등 미군기지 한국인 백신접종 허용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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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정부, 자발적 선택 전제로 승인
내주 본격 접종… 대상 확대 검토

카투사(KATUSA·미군에 배속된 한국군)를 비롯해 미군기지에서 근무하는 한국인도 주한미군이 접종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는다. 정부가 우리 국민을 위한 백신을 내년 1분기에나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군에게 제공된 백신을 맞는 한국인들이 국내 최초 접종자가 되는 셈이다.

군 당국은 30일 “미군 기지 내 한국인들이 주한미군이 접종하는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것을 허용한다는 입장을 미군 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카투사(3400여 명)와 한국인 군무원(9000여 명), 간호 인력 등 미군 장병과 접촉이 많은 인원부터 접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이르면 31일부터 접종이 가능하지만 본격 접종은 다음 주 초부터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군이 29일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한 평택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 내 군 병원에서 근무하는 카투사 의무행정병 40여 명이 최우선 접종 명단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군이 향후 백신을 추가로 들여오면 한미연합사령부 등 주한미군과 함께 근무하는 한국군 지휘부와 장병도 접종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군 당국자는 “미군기지 근접 부대에서 근무하는 장병과 지원 인력도 접종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주한미군이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안전성 평가 등 사전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코로나19 백신의 접종을 허용한 것을 두고 기존 정부 방침과 배치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는 그간 해외 접종 상황을 통해 부작용이나 이상반응 등을 지켜본 후 국내 접종을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이에 대해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미군에 배속된 장병과 근로자에 대한 의료 지원은 주한미군이 관장한다”며 “(대상자에게) 백신 부작용 등에 대해 충분히 고지가 되고, 자발적 동의로 선택한 접종을 정부가 제한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자가 접종 뒤 이상 반응을 보일 가능성과 치료 필요성 등 후속 조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접종 여부를 자발적으로 선택한다는 조건으로 접종을 승인했다는 것. 군 당국은 같은 사람에 대한 재접종 방지와 이상 반응 이력 관리 등을 위해 미군 측이 한국인 접종자 명단을 정부에 제공하기로 했다고도 밝혔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 기자
#코로나19 백신#주한미군#카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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