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공정 미세먼지-배기가스 동시제거 설비 세계 첫 개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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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반도체 업체 공장서 시험 가동
높은 열 가하는 기존방식과 달리 저온서 제거 에너지효율 높아

한 반도체 업체 공장에 설치된 미세먼지와 배기가스 동시 저감장치.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한 반도체 업체 공장에 설치된 미세먼지와 배기가스 동시 저감장치.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의 제조 공정에서도 미세먼지 등 각종 대기오염물질이 발생해 이를 제거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들에 의해 개발되고 있다.

14일 한국기계연구원에 따르면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설비가 올해부터 한 반도체 업체 공장에서 시험 가동되고 있다. 이 장비는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등 가스와 초미세먼지(PM 2.5 이하)를 동시에 제거하도록 설계된 세계 최초의 설비다.

최첨단 산업인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도 미세먼지 관련 물질이 발생한다. 반도체 공정 중 반도체 기판으로 쓰이는 실리콘 웨이퍼의 불필요한 회로를 깎아내는 식각 공정과 웨이퍼의 불순물을 없애는 세정 공정에 에칭가스(불화수소)가 쓰인다. 이 가스는 온실가스이기 때문에 그대로 배출해서는 안 되며 이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질소산화물이나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물질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반도체 공장에서도 미세먼지 등을 제거하기 위해 적잖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배기가스를 없애기 위해 높은 열을 가해야 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저온 상태에서도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이 높다. 기계연은 “국내 반도체 공장은 인구 밀집 지역과 인접해 있기 때문에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은 소량이라도 배출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반도체 공정에 사용된 미세먼지와 배기가스 동시 저감 기술은 향후 다양한 공장에서도 사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첨단 산업 공장은 에너지 소비량이 많고 다양한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있어 미세먼지나 미세먼지 2차 생성의 원인 물질이 배출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의 상징인 스마트팩토리에서도 적은 양이지만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이 발생하고 있어 여기에 적합한 미세먼지 저감 기술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반도체 공장#미세먼지 제거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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