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다음주 후반에야 정점”… 1, 2차 때보다 심각한 3차 유행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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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날씨 추워지며 실내활동 많아
밀폐-밀집-밀접 감염에 취약
가족-지인간 전파 크게 늘어
신규환자 절반이 20~40대
무증상 많아 감염 확산 부채질

서울 27일부터 심야 지하철 감축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내부에 지하철 운행 감축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서울시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크게 늘어나 24일부터 ‘천만시민 긴급 멈춤 기간’을 
시행하며 오후 10시 이후 지하철 운행을 20% 줄이기로 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서울 27일부터 심야 지하철 감축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내부에 지하철 운행 감축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서울시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크게 늘어나 24일부터 ‘천만시민 긴급 멈춤 기간’을 시행하며 오후 10시 이후 지하철 운행을 20% 줄이기로 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6일 500명을 넘었다. 8, 9월 2차 유행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확산 속도는 방역당국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 앞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6일 “현재 수준에서 사람 간의 접촉을 줄이지 않으면 2주나 4주 후에 (하루 신규 확진자가) 300명에서 400명 가까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규 확진자는 불과 열흘 만에 16일(223명)의 2배가 넘는 500명대를 기록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26일 “12월 초까지 하루 400∼600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거리 두기가 효과를 낸다면 다음 주 주말 정도에 유행의 정점을 지날 수 있지 않을까 예측한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 등 추가적인 방역 조치가 없으면 조만간 신규 확진자가 1000명에 이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19일 343명이었던 신규 확진자 수는 일주일 만에 1.7배로 늘었다. 8, 9월 2차 유행 때는 정점(441명)을 찍기까지 일주일 새(8월 20∼27일) 확진자가 1.5배로 증가했다. 현재 유행은 2차 유행과 비교해 확진자 수만 많은 게 아니라 확산 속도도 빠른 것이다. 특히 겨울이 시작되면서 확진자 증가세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실내 활동이 많아진 탓이다. 방역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3밀(밀폐·밀집·밀접)’ 상황이 잦을 수밖에 없다. 최근 집단감염 발생 추이를 보면 11월 둘째 주(8∼14일) 일주일간 환자가 발생한 집단감염의 수는 41건으로 10월 마지막 주(25∼31일) 17건과 비교해 2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마스크를 쓰기 어려운 상황도 문제다.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 상향으로 외부 활동이 줄어든 대신 가족 등 가까운 지인과 접촉 빈도가 늘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10월 마지막 주 3건에 불과했던 가족·지인 모임 관련 집단감염은 11월 둘째 주 18건으로 6배로 늘었다. 가까운 사람과의 모임에서는 방역수칙 준수에 소홀해지기 쉽다. 또 나들이를 못 가는 대신 개인 활동이나 취미 생활을 즐기는 사람이 많은데, 이 경우에도 마스크 착용에 소홀하기 쉽다. 최근 서울에서 잇달아 발생한 사우나 감염이나 부산·울산 등의 음악연습실 집단감염이 대표적이다.

확진자 중 젊은층이 많은 것도 3차 유행을 키우는 위험 요인이다. 26일 신규 확진자 가운데 20∼40대가 51.6%에 달한다. 젊은층은 이동반경이 넓고 경증 혹은 무증상 환자가 많아 고령층에 비해 감염의 전파 속도가 빠르다. 이날 방역당국도 국내 확진자 가운데 무증상자의 비율이 40%에 달한다고 밝혔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젊은층 가운데는 본인이 환자인 줄도 모르는 채 돌아다니는 ‘숨은 환자’도 많을 것”이라며 “지역사회에 ‘조용한 전파’를 이끌어 산발적인 감염 확산을 더욱 부채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26일 17개 시도에서 모두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모든 시도에서 확진자가 나온 건 8월 28일 이후 90일 만이다. 이 단장은 “마스크 효과는 의심할 여지 없이 강력하다”며 거리 두기 효과가 나타나는 1, 2주 후까지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충실히 지켜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이미지 image@donga.com·김소민 기자
#코로나19#3차유행#2.5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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