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집서 코로나 걸렸다” 거짓말에 호주 1개州 봉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잠깐 들렀다” 주장에 감염력 충격
알고보니 직원… 확진자와 근무

호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한 피자집 직원의 거짓말 때문에 인구 170만 명이 사는 주(州) 전체가 만 이틀 동안 봉쇄되는 일이 벌어졌다.

미 CNN 등에 따르면 호주 남부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의 스티븐 마셜 주 총리는 18일 발령해 엿새 동안 지속될 예정이던 봉쇄 조치를 조기에 완화한다고 20일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는 주도(州都) 애들레이드에서 최근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주 전체에 봉쇄령을 내렸다. 학교와 술집, 커피숍이 폐쇄되고 야외 운동을 금지하는 한편 시민들의 외출을 제한하는 강력한 봉쇄 조치였다.

이처럼 강경한 봉쇄 조치를 내린 이유는 애들레이드의 감염 확산세가 그만큼 심각하다고 봤기 때문이었다. 특히 피자를 포장해 가져가려고 애들레이드의 한 피자집에 잠깐 들렀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한 남성의 주장이 봉쇄 결정을 내리는 데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됐다. 잠깐 머무른 장소에서 감염이 될 만큼 코로나19의 전염력이 매우 강하다고 보건 당국이 본 것이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이 사실은 피자집에 잠깐 들른 것이 아니라 해당 피자집의 직원이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확진된 다른 직원과 오랜 시간 함께 근무하며 코로나19에 걸린 것이다.

마셜 주 총리는 “이 거짓말 탓에 우리 접촉자 추적팀이 잘못된 결론을 내렸다”며 “한 사람의 이기적인 행위로 주 전체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말했다. 총리는 다만 해당 직원을 처벌하진 않겠다고 밝혔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호주#코로나#봉쇄#피자집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