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도서관은 집에서 10분거리에 있어야”

이지훈 기자 입력 2020-11-19 03:00수정 2020-11-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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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왕진 서울연구원장 인터뷰

“주택 공급뿐 아니라 안전하고 건강하고 쾌적한 주거 환경을 만들어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공간복지’의 목표입니다.”

16일 오후 서울시청 인근에서 만난 서왕진 서울연구원장(56·사진)에게 공간복지의 미래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서울시의 새로운 주거 정책 패러다임이기도 한 공간복지는 1970년대 유엔에서 무주택 가정에 자원봉사자들이 무보수로 집을 지어줬던 ‘해비타트(Habitat)’ 운동과 유사한 개념이라는 게 서 원장의 설명이다.

서 원장은 “‘모두를 위한 적정한 주거’라는 개념에서 출발한 해비타트는 지속가능성을 더해 ‘모두를 위한 도시’라는 개념으로 확장됐다”며 “서울이 추진하는 공간복지의 1차 과제는 도시가 지닌 위험성을 극복해 개인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를 제공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택가격 상승,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 미세먼지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까지 ‘대도시’ 서울이 직면한 위험 요소는 날로 늘어가고 있다. 이러한 요소가 고밀 개발, 인구 집중과 같은 대도시 특성과 결합돼 위험성이 강화됐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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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원장은 “서울이 지닌 각종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밀집’이 아니라 ‘분산’의 도시 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3, 4개 행정동 규모로 구획을 만들어 공원, 도서관, 박물관 같은 공공 인프라를 구축해 ‘자족형 다핵도시’를 만드는 게 서울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족형 다핵도시는 쉽게 설명하면 ‘10분 동네’로 요약된다. 일정 구획 단위에 보행, 자전거, 전동 킥보드 등 개인용 이동수단으로 10분 거리에 녹지 공원, 도서관, 박물관 등 공공 인프라가 형성된 것을 의미한다.

서 원장은 “코로나 사태를 맞이하면서 한 곳으로의 집중이나 밀집이 주는 위험도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거주지 주변에서 최선의 삶의 기본 욕구를 해결할 수 있고 재택근무를 하더라도 집 근처에서 ‘리프레시’를 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서울의 모든 자치구가 균형적으로 개발될 필요가 있다”며 “서초, 강남 등에 비해 열악한 영등포, 금천, 강서 지역을 시가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균형 발전 정책을 실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최소한의 안전한 생활을 영위하지 못하는 주거 취약 계층에 대한 ‘하드웨어’ 구축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쪽방, 고시원, 여인숙, 비닐하우스, 노숙인 시설, 컨테이너 등에서 3개월 이상 거주하는 무주택 가구를 ‘주거 취약계층’으로 분류하고 주거 복지 정책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서 원장은 “아직까지 서울에 굉장히 많은 사람이 고시원, 쪽방, 비닐하우스 등과 같은 ‘한계 주거’에서 살아간다”며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의 주거 상태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건 여전히 중요한 정부의 역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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