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청정 ‘이끼타워’, 전동킥보드 충전소… 삶의 질 높이는 ‘친환경 단지’

이지훈 기자 입력 2020-11-19 03:00수정 2020-11-19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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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꾸는 혁신, 공간복지] <5> 청정 도시 만드는 ‘그린 인프라’
마곡지구 내 8곳에 설치된 전동킥보드 충전소 스마트 그린 스테이션.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서울 강서구 마곡나루역 인근에 사는 한주영 씨(33)는 매일 오전 2km가량 떨어진 마곡역으로 출근한다. 자가용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긴 애매한 거리여서 한동안 걸어 다녔지만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로 30분은 족히 걸렸다. 그런 한 씨의 출퇴근 거리가 최근엔 10분으로 줄었다. 마곡지구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공유형 전동킥보드’ 덕분이다.

○ 공유형 킥보드로 출퇴근하는 일상

한 씨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서 조금만 걸어 나오면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서 운영하는 전동킥보드 충전소가 있다. 이곳에 설치된 킥보드 8∼10대는 매달 일정 금액만 지불하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다. 그는 “공유형 전동킥보드와 달리 충전소에 거치하고 반납하는 시스템이라 ‘완충’된 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한 씨가 출퇴근 이동 수단으로 이용하는 마곡지구의 전동킥보드는 민간에서 운영하는 공유형 전동킥보드와 달리 거치와 충전, 반납이 가능한 충전소도 함께 마련돼 있다. SH공사가 자체 개발한 ‘스마트 그린 스테이션’이다. 마곡지구 내 8개가 설치돼 있는 이 시설은 전동킥보드 충전이 가능한 것은 물론이고 주변 지역의 온도와 습도, 바람, 미세먼지 농도 등 환경 정보를 측정하는 시스템도 탑재돼 있다. 또 미세먼지 저감 수종인 ‘세덤’(다육질의 두꺼운 잎을 지닌 수종)이 충전소 지붕 등을 감싸 미세먼지 저감 효과도 볼 수 있다.

○ ‘이끼타워’ 녹지 3000평과 같은 효과

마곡지구에는 전동킥보드 충전소 외에 기후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설치한 ‘그린 인프라’가 많다. 가로수 85그루, 녹지 3000평과 같은 수준의 공기정화 효과를 가진 ‘이끼타워’가 대표적이다. 이끼타워는 독일의 ‘시티트리(City Tree)’를 본떠 만든 것으로 1년에 이산화탄소 54kg을 줄인다. 녹지 3000평이 평균 50kg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는 효과가 있는데 이끼타워는 단 한 그루만으로 비슷한 효과를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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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있는 이끼타워. 깃털이끼는 공기 중 수분만 공급되면 영하의 온도에도 시들지 않는 대표적인 미세먼지 저감 수종이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김정곤 SH공사 스마트시티사업단장은 “3000평의 녹지를 조성하려면 약 6억∼10억 원이 드는 반면 이끼타워 한 그루 제작에 드는 비용은 150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며 “이끼는 공기 중 수분만 공급되면 알아서 잘 자라는 수종으로 관리도 편해 고효율 저비용의 그린 인프라”라고 말했다. ‘그린 인프라’ 설치 지구로 선정된 마곡지구에는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마곡광장을 중심으로 이끼타워 3개가 설치돼 있다. 향후 서울 전역에 이끼타워를 설치할 예정인 SH공사는 현재 서울 강서구 발산역 근처에 마곡 이끼타워보다 4배 큰 이끼타워를 설치 중이다.

비가 오면 미세먼지가 가라앉듯, 물을 분사함으로써 미세먼지를 줄이는 시설도 있다. 공사가 관리하는 아파트단지 출입구나 공원 산책로, 광장 등 사람과 차량 통행이 많은 구역에 설치된 ‘스마크 쿨링포그’다. 해당 시설은 미세먼지 제거뿐 아니라 폭염엔 무더위 대피소 역할을 할 수 있다. 2022년까지 22곳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올해는 마곡중앙광장과 서울식물원, 위례·항동지구와 고덕·강일 근린공원 및 아파트 단지 내에 15곳을 조성했다.

○ 벽면녹화·도시 숲 등 단지 내 녹지 조성

공기 정화뿐 아니라 미관상 조경 효과를 높여주는 ‘단지 내 공원’도 그린 인프라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단지 내 초록 식물을 식재함으로써 미세먼지 저감 목적도 달성하고 주민들이 산책할 만한 ‘도시 숲’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서울 구로구 항동지구와 경기 하남시 위례지구,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지구 등을 중심으로 △미세먼지 저감 숲 △아파트 벽면녹화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미세먼지 저감수종을 활용한 ‘도시 숲’은 2022년까지 5만3000m²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올해까지 4만1793m²를 조성했다.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마곡광장에는 미세먼지를 줄이고 폭염에 대비한 스마트 쿨링 포그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항동지구 2단지 아파트 주민 양금자 씨(60)는 “다른 조형물 없이 겨울에도 푸른빛을 내는 식물들이 단지에 가득하니 맑고 따뜻한 느낌을 준다”며 “날이 따뜻할 때는 따로 공원에 가지 않아도 단지를 산책하기에 좋다”고 말했다. SH공사 관계자는 “‘숨쉬는 아파트’라는 콘셉트로 213개 공공임대, 재건축 임대주택에 조성하는 것이 목표이며 올해까지 157곳에 수직녹화를 조성했다”며 “특히 아파트 벽면을 감싸고 있는 담쟁이는 겨울철 한기를 막아주고 여름철 태양복사열도 차단하는 등 건물의 단열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SH공사는 임대아파트의 노후 보일러를 입주민 부담 없이 무상으로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로 교체하는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올 4월부터 친환경 보일러 설치 의무화를 추진 중이며, 공사는 지난해부터 조기 교체를 시작해 2022년까지 4만여 대를 교체할 예정이다. SH공사 관계자는 “친환경보일러 교체사업은 초미세먼지 2차 생성 주요 원인물질인 질소산화물의 배출을 줄이고 열효율도 높아 연간 1만∼8만 원의 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어 에너지 복지 차원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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