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9000억” vs “1조6000억”… 주파수 사용료 줄다리기

이건혁 기자 , 유근형 기자 입력 2020-11-18 03:00수정 2020-11-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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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업계 ‘주파수 재할당 비용’ 공방
정부가 3세대(3G),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용으로 이용되고 있는 통신용 주파수를 재할당하는 대가로 5년간 3조2000억∼3조9000억 원(이동통신 3사 합산)을 책정했다. 당초 이동통신사들이 주장한 1조6000억 원의 2배가 넘는 데다 기존 정부안으로 논의되던 10년 5조5700억 원보다 커서 사업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이동통신 주파수 재할당 세부 정책방안에 대한 공개 설명회를 가졌다. 재할당 대상은 현재 이동통신 3사가 사용하고 있는 310MHz(메가헤르츠) 폭의 주파수로, 대역에 따라 내년 6월과 12월에 이용 종료된다.

과기부는 해당 주파수의 과거 경매대가를 100% 반영한 4조4000억 원을 기준으로 삼았다. 과거 경매대가를 고려할 수 있다는 전파법 시행령에 근거했다. 또 5세대(5G) 환경에서도 4G를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 주파수의 가치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는 이통사들의 5G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5G 기지국 구축 수량에 따라 비용을 깎아주는 옵션을 제시했다. 2022년까지 △15만 개 이상 깔 경우 3조2000억 원 △12만 개 이상∼15만 개 미만 3조4000억 원 △9만 개 이상∼12만 개 미만 3조7000억 원 △6만 개 이상∼9만 개 미만 3조9000억 원이 되는 식이다. 현재 사업자들이 약 5만 개의 5G 기지국을 설치한 만큼 최대 금액은 3조9000억 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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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3G나 LTE용 주파수의 가치가 떨어졌는데도 경쟁이 치열할 때 형성된 경매가격을 다시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매출액 등 주파수의 경제적 가치를 고려하라는 전파법 규정과도 맞지 않다고 본다. 2016년 재할당할 때는 매출액 3%와 과거 낙찰가 50%를 반영했는데 명확한 근거 없이 기준이 바뀌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통사 측은 이날 공동으로 보도 참고자료를 내고 “3G, 4G 재할당에 5G 투자를 연계하는 것은 부당결부이자 이중과세로 위법 소지가 있다”며 “4G 무선국 15만 개를 설치하는 데 8년이나 걸렸는데 5G를 앞으로 2년 내에 끝내라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와 이통사의 입장 차이가 큰 만큼 양측은 주파수 재할당 대가가 확정되는 이달 말까지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설명회장에선 정부와 이통사들이 상대방에 대해 “봉이 김선달”이라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대로 확정되면 이통사들이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김용희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가 제시한 재할당 대가의 산정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며 “국회에서 법 개정을 통해 기준을 명확히 마련한 뒤에 부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반면 김지환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실장은 “재할당 비용은 향후 콘텐츠 산업 등에 투자될 것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이통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건혁 gun@donga.com·유근형 기자
#주파수#사용료#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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