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선거 노린 정치논리로 또 ‘영남권 신공항’ 뒤집기

동아일보 입력 2020-11-17 00:00수정 2020-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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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오늘 최종 검증 결과를 발표한다.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내려지는 결정이라 이미 여권에선 김해신공항안을 백지화하고 가덕도 신공항을 다시 추진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야당도 당장 선거가 눈앞에 있다 보니 부산 민심을 놓치지 않기 위해 가덕도 신공항을 적극 밀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은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공천하기로 당헌을 개정한 데 이어, 국토교통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내년 예산안에 가덕도 신공항 검증용역비 20억 원을 밀어붙였다. 내년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패배하게 되면 문재인 정부가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다 후년 대통령 선거 표심까지 의식한 포석으로 보인다.

김해신공항안이 폐기되면 노무현 정부 때부터 추진해온 동남권 신공항 정책은 4개 정권이 집권할 때마다 이전 정책을 뒤집는 것이 된다. 2006년 노무현 정부가 밀양과 가덕도를 신공항 후보지로 선정했지만, 이명박 정부는 둘 다 경제성이 떨어진다며 백지화했다.

박근혜 정부는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던 신공항사업 재추진에 나섰고, 2016년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에 평가를 맡겨 그 결과 제3의 김해공항 확장안이 1위로 나왔다. 경남 밀양을 지지한 대구경북 지역과 가덕도를 지지한 부산경남 지역이 첨예하게 맞서며 갈등이 격화되자 외국 기관에 판단을 맡긴 것이었다. 당시 가덕도의 경우 바다를 매립해야 해 조성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이유로 3위로 탈락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4년 만에 김해신공항안을 뒤집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결국 신공항사업은 지역 간의 이해관계와 정치논리에 휘말려 표류만 계속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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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조 원이 투입될 대형 국책사업이 선거 득실이나 정치논리에 좌우되는 일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 정권의 욕심만 채우려다 국민 혈세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김해신공항에 대한 검증 결과를 모두 투명하게 공개하고, 비판과 지적을 폭넓게 수용해야 한다.

오랜 기간의 논쟁과 진통을 거쳐 외국 기관에까지 맡겨 최종 결정된 사안을 다시 뒤집으려면 그만한 논리적 근거와 절차의 투명성, 국민 의견 수렴과 설득 과정이 반드시 먼저 있어야 한다. 정부는 물론 여야 정치권은 신공항사업이 정치적 목적을 위한 선심용 도구로 이용되기엔 너무도 중요하고 국가 미래에 미칠 영향이 심대한 국가대계임을 잊어선 안 된다.
#김해신공항 최종 검증#영남권 신공항#부산시장 보궐선거#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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