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팔로어 3000명 넘긴 강아지 킥스를 아시나요

강홍구 기자 입력 2020-11-14 03:00수정 2020-11-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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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배구단들 반려동물 활용 붐
훈련 마친뒤 숙소에서 애정 독차지
구단들“선수들 정서안정에 도움”… 타향살이 외국인 용병에겐 큰 힘
골퍼 박인비-야구인 김태형도 각별
경기 가평군 GS칼텍스 숙소에서 구단 반려견 ‘킥스’(래브라도 레트리버)와 시간을 보내는 외국인 선수 러츠(왼쪽 사진). 충남 천안 현대캐피탈 숙소에서 최태웅 감독과 함께 한 반려견 ‘네바’(시베리안 허스키). 킥스 인스타그램·천안=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경기 가평군에 있는 프로배구 여자부 GS칼텍스 서울 킥스의 선수단 숙소에는 생후 8개월 된 래브라도 레트리버 한 마리가 있다. 6월 허세홍 구단주가 선물한 강아지 ‘킥스’다. 넓은 숙소를 신나게 돌아다니는 킥스는 어느새 구단의 마스코트가 됐다. 킥스를 자신의 방으로 데려가기 위해선 순서를 기다려야 할 정도로 선수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 강아지 킥스의 팔로어가 3000명
숙소에서 고된 훈련을 이어가며 단체 생활을 하는 선수들에게 킥스와 같은 반려동물은 일상의 비타민 같은 존재다. 배구 팀들 숙소 대부분이 도심과 떨어져 있다 보니 선수들이 일과 후 마땅한 즐길 거리를 찾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라 반려동물의 존재감은 더 두드러진다. 세터 안혜진(22)은 “집에 가면 가족이 반겨주듯 숙소에서는 킥스가 우리를 반긴다. 킥스를 데리고 산책하다 보면 기분전환이 된다. 선수단의 분위기도 밝아졌다”고 말했다.

타국 생활을 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에게도 반려동물은 큰 힘이 된다. 명절 연휴 등 국내 선수들이 집으로 돌아갈 때 숙소에 남아 반려동물과 오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GS칼텍스의 러츠(26)는 미국 집에서도 같은 종을 키우고 있어 킥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킥스의 ‘미국 이모’를 자처할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집에서 기르던 반려동물을 데리고 입국하는 외국인 선수도 종종 있다.

산책, 밥 먹이기, 집 청소 등은 물론 선수들 몫이다. GS칼텍스 구단은 집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안혜진과 강소휘에게 아빠, 엄마 역할을 맡겼다. 구단 직원은 “전담 보호자 없이 여러 사람의 손에 맡겨질 경우 강아지가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 있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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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선수들의 일상적인 모습에 팬들은 큰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반려동물의 인기도 따라 올라간다. GS칼텍스가 마케팅 차원에서 개설한 킥스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어느새 3000명이 넘는다. 9월에는 일명 ‘미친개 작전’(선수들이 코트 위에서 정신없이 뛰어다니도록 한 작전)으로 유명한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이 킥스와 마치 작전회의를 하는 듯한 사진이 올라와 수백 개의 ‘좋아요’를 얻기도 했다. 안혜진은 “경기가 끝나면 킥스 챙겨주라며 애완용 간식을 선물하는 팬도 꽤 많다”고 귀띔했다.


○ 사랑 독차지하는 숙소의 터줏대감
기혼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선수가 주로 숙소생활을 하는 배구단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건 GS칼텍스만이 아니다. 남자부 대한항공의 믹스견 ‘쩜보’는 경기 용인시 선수단 숙소의 터줏대감이다. 선수들이 인근 신갈호수에서 러닝훈련을 할 때마다 동행하는 ‘러닝 파트너’이기도 하다. 4년 넘게 숙소에 있는 동안 많은 선수를 겪다 보니 이제는 새로운 얼굴이 와도 심드렁하다는 후문.

대한항공 관계자는 “3년 넘게 함께했던 가스파리니가 2018∼2019시즌을 끝으로 떠난 뒤 외국인 선수에게는 마음을 잘 안 주고 있는 것 같다. 지금 뛰고 있는 비예나가 쩜보의 마음을 얻으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웃었다.

같은 용인 지역의 여자부 흥국생명 숙소에는 유기묘 흥국이, 생명이가 있다. 1년째 함께 지내는 두 고양이를 위해 선수들은 직접 집도 장만해 주고, 사료도 챙겨주며 정성을 쏟고 있다. 휴대전화 바탕화면에 고양이 사진을 해놓은 선수들도 있을 정도로 사랑을 받고 있다.

충남 천안에 있는 남자부 현대캐피탈 스카이 워커스 숙소에는 반려동물이 네 마리나 있다. 러시안 블루 고양이 스카이와 워커, 시베리안 허스키 네바, 그리고 올해 새 식구가 된 닥스훈트 ‘훈이’다.

반려동물 사랑은 종목을 가리지 않는다. 프로농구의 경우 한때 감독들이 숙소에서 맬러뮤트 등 대형견을 키우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반려동물에 각별한 애정을 쏟는 스포츠인도 많다. ‘골프 여제’ 박인비(32)는 반려견 리오(골든 레트리버)가 보물 1호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직후 남편에게서 받은 선물. 특히 리오를 위해 테라스를 전용 놀이터로 꾸미고, 외출을 위한 전용차량까지 마련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프로야구 두산 김태형 감독(53)도 경기가 없는 날이나 비시즌에는 대형견인 중앙아시아 셰퍼드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프로 배구단 반려동물 붐#킥스#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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