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택배는 택배기사들의 사망이 잇따르자 지난달 26일 업계 최초로 심야배송 중단을 선언했다. 롯데택배도 다음 달부터 심야배송을 중단한다. 롯데와 한진은 택배 물동량 점유율 2, 3위 업체다. 점유율 1위인 CJ대한통운은 심야배송 중단 여부는 밝히지 않았는데 경쟁 업체에 비해 심야배송 물량 자체가 많지 않다고 한다. ‘택배 통금’이 시행되면 연간 1조5000억 원 규모의 심야배송 시장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특수로 택배기사들은 하루 평균 12.1시간을 일하면서 255건을 배달한다. 최근 5년간 택배기사 24명이 숨졌는데 이 중 10명이 올해 사망했다. 특히 심야배송이 과로사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는 2007년 야간작업을 2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납 다이옥신 자외선과 같은 등급이다. 20년 이상 야간작업을 하면 유방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근거가 됐다. 야간근로는 사고율을 높이고 암을 포함해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
▷톨스토이의 소설 ‘사람에겐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에서 주인공 농부는 그가 가는 곳만큼 땅을 주겠다는 솔깃한 제안을 받는다. 단, 해지기 전까지는 출발 지점으로 돌아와야 한다. 농부는 열심히 걸었다. 심장이 터질 듯했지만 멈출 수가 없었고 결국 출발 지점으로 돌아와 숨진다. 모든 인간은 조금만 더…라는 마음을 스스로 제어하기 힘든 법이다. 그건 욕심이라기보다는 끊임없이 더 나은 것을 지향하는 인간 본성이다. 새벽배송 기사들 중에는 낮에 일하는 것으로 모자라 부업으로 뛰는 사람들도 많다. 건강을 담보로 밤길을 나서는 ‘달빛 노동자’에게 일하는 만큼 벌 수 있는 무한 자유를 주는 건 존중일까 잔인함일까.
이진영 논설위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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