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번도 취업 못해본 청년 29만명… 기업 북돋아 채용문 넓혀라

동아일보 입력 2020-11-13 00:00수정 2020-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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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대학을 졸업한 25∼39세 청년 가운데 3.7%인 29만 명이 한 번도 직업을 가져본 적 없는 ‘취업 무경험자’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고등교육을 받고도 취업 사다리에 발 한 번 걸쳐보지 못한 청년들이 이렇게 많다는 의미다. 1년 만에 5만6000여 명이 늘어날 정도로 증가 속도도 대단히 가파르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큰 경제위기가 닥칠 때마다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면서 청년들은 실업난을 겪었다. 이 중 일부는 ‘공시족’ 등 장기 취업준비생이 됐다가 결국 취업 포기자로 전락하곤 했다. 일본 거품 붕괴 시기 ‘잃어버린 세대’의 한국판이다.

경기침체에 코로나19 사태가 겹친 올해 상황은 더 심각하다. 매출 500대 기업 중 50%는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고, 24.2%는 신규채용을 안 할 계획이다. 그러다 보니 사회 진출 시기를 늦추려고 군에 입대하거나 휴학하는 학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올해 상반기 20대 우울증 환자 수가 작년 연간 환자의 80%인 9만2000명이나 된 것도 취업난에 좌절한 청년들의 트라우마를 반영한 것으로 봐야 한다. 경제활동인구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노동자원의 손실일 뿐 아니라 결혼 기피, 출산율 감소로 이어져 우리 사회의 미래를 더 어둡게 한다.

기업이 투자를 확대하고 창업이 늘어야 이런 일을 막을 수 있지만 정부 여당은 채용에 부담 줄 정책들을 밀어붙이고 있다. 1년 이상 일해야 주던 퇴직급여를 한 달만 일해도 주자는 법안 같은 것들이다. 이런 법이 시행되면 기업, 자영업자는 일손이 아무리 급해도 채용을 꺼릴 수밖에 없다. 2년 만에 30% 가까이 오른 최저임금이 주변의 일자리를 얼마나 쉽게 파괴하는지 국민은 이미 경험했다. 경제계가 이런 법들을 ‘청년 절망법’이라 부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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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4명 중 한 명이 사실상 실업 상태인데 정부가 재정을 퍼부어 만드는 일자리는 단순 자료입력 등 경력에 도움이 안 되는 것들뿐이다. 청년이 ‘직업을 가졌다’고 느낄 수 있는 일자리는 정부가 만들 수 없다. 청년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가도록 노동계에 기득권 양보를 설득하고 각종 규제를 최대한 풀어 기업들이 채용문을 활짝 열 수 있게 해야 한다.



#취업#청년#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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