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말 트럼프는 망치 든 악동”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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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가디언 “남은 11주 가장 위험”
파우치-에스퍼 등 각료들 자르고 反이민 행정명령 남발할 가능성
가족 기업 수사에 ‘셀프 사면’ 관측도

총기까지 들고… 미시간주 정부청사앞 모인 트럼프 지지자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8일 미시간주 주도 랜싱에 위치한 주정부 청사 앞에 모여 대선 결과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구호가 담긴 깃발을 들고 나왔고, 일부는 총기까지 소지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시간주에 개표 
중단 소송을 제기했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기각당했고, 미시간주에서 패했다. 랜싱=AP 뉴시스
총기까지 들고… 미시간주 정부청사앞 모인 트럼프 지지자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8일 미시간주 주도 랜싱에 위치한 주정부 청사 앞에 모여 대선 결과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구호가 담긴 깃발을 들고 나왔고, 일부는 총기까지 소지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시간주에 개표 중단 소송을 제기했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기각당했고, 미시간주에서 패했다. 랜싱=AP 뉴시스
대선에서 패배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퇴임 전까지 자신의 뜻과 맞지 않는 인물에 대한 인사 조치, 측근들에 대한 사면 등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직 대통령의 권한이긴 하지만 “대형 망치를 든 악동처럼 미국을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영국 가디언은 8일 레임덕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포, 선거 패배에 대한 그의 분노와 정적에 대한 복수심 등을 감안할 때 내년 1월 20일 새 대통령 취임 전까지 약 11주 동안이 “미 역사상 가장 위험한 시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트럼프 행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을 줄곧 비판한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 인종차별 항의 시위 당시 대통령의 연방군 투입 계획을 반대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등 자신에게 반기를 든 주요 각료를 대거 해임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난민신청 금지 등 반이민 행정명령을 남발할 수도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친환경 정책을 펴겠다고 공언한 만큼 임기 내 주요 환경 규제를 철폐할 가능성 또한 제기된다. 미 정치평론가 맬컴 낸스는 “그는 자신에게 이익이라면 무슨 짓이든 할 것”이라며 “남은 임기 동안 대형 망치를 든 악동처럼 미국을 파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러시아가 미 대선에 개입해 트럼프 당선에 기여했다는 러시아 스캔들에 관한 각종 의혹으로 줄줄이 유죄 판결을 받은 측근들을 대거 사면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위증 혐의로 취임 2주 만에 사퇴한 트럼프 행정부의 첫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클 플린, 탈세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캠프 선거대책위원장 등이 대상이다.

일각에서는 그가 자신의 가족기업인 트럼프그룹의 금융·보험사기 혐의에 대한 뉴욕 맨해튼지방검찰의 수사에 일종의 ‘셀프 사면’까지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는 현직 대통령임에도 이미 2건의 형사 소송과 12건의 민사 소송 등 총 14건의 소송에 연루됐다. 퇴임 후에는 지금까지 소송 의사를 밝히지 않았던 그의 과거 사업 파트너 등이 무더기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그가 퇴임 후 미 최초로 기소 및 유죄 판결을 받는 전직 대통령이 될 가능성까지 거론한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변인을 지낸 조 록하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당선인 측과 기소된 모든 혐의에 대해 처벌받지 않을 것이란 약속을 받아내야 대선 패배를 인정하고 백악관을 나가겠다는 거래를 시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거래가 성사되면 일부 바이든 지지자가 ‘정의 구현’을 외치며 등을 돌릴 수 있어 바이든 당선인 역시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안아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종엽 jjj@donga.com·임보미 기자
#트럼프#대선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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