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바이든 뒤에는 ‘특급 참모’ 여동생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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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바이든 시대]1세대 여성 선거전략가 오언스
오빠 말더듬증 극복 ‘일등공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78)의 여동생 밸러리 바이든 오언스(76·사진)는 정치인에게는 치명적인 오빠의 말더듬증 극복을 도와주는 등 평생 바이든의 정치 역정을 함께하며 최고의 선거참모 노릇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린 시절 말을 더듬는 버릇 때문에 놀림을 당하곤 했던 바이든 당선인은 늘 밸러리를 포함한 동생 3명을 앞에 앉혀 놓고 이를 교정했고, 정계 입문 뒤에는 이런 이력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의 달변가로 변신했다.

늘 오빠를 격려하며 청중 겸 조언자 노릇을 해준 오언스는 바이든이 고교 회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부터 선거캠프 참모를 맡아 오빠의 당선을 일궈냈다. 1972년 돈과 조직 모두 열세였던 30세의 오빠가 상원의원에 도전했을 때 오언스는 직접 주민의 집에서 여는 커피모임을 조직했다. 홍보물 배송비를 아끼기 위해 자원봉사자가 직접 홍보물을 유권자에게 배달해주는 방식을 고안해 바이든의 당선에 크게 기여했다.

남매의 끈끈한 우애는 어린 시절부터 유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초등학교 선도부원이었던 바이든은 버스에서 말썽을 피운 여동생을 차마 고발할 수 없어 선도부원 자격을 스스로 반납했다. 이들의 부친 역시 “가족이 늘 우선이어야 한다”고 가르쳤다. 바이든은 자서전에서 여동생을 ‘가장 친한 친구’라고 썼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오빠의 정치적 분신 겸 동료”라고 평했다.

오언스는 이번 대선 캠프에서 공식 직함을 맡지 않았다. 하지만 오빠의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문 작성에 첫 아내, 딸, 장남을 잃은 오빠의 비극적 가족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미국인의 아픔을 연결하는 아이디어를 내는 등 연설문 검토, 대선 후보 TV 토론 준비, 광고 등을 도맡으며 종횡무진으로 활약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미국#바이든 시대#특급참모#여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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