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달군 큰손 잡아라” 고금리 예·적금 봇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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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불된 청약증거금 끌어오려
금융사들 ‘역마진 리스크’ 감수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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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주식시장을 달군 대형 공모주 청약이 마무리되자 금융사들이 고금리 특판 예·적금으로 ‘큰손’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공모시장 흥행 후 환불된 청약증거금과 갈 곳 잃은 유동자금을 끌어오기 위해 ‘역마진 리스크’까지 감수하는 분위기다.

금리를 연 10%까지 내건 시중은행부터 단기간 돈을 맡겼다 중도에 해지해도 불이익이 없는 ‘파킹통장’ 특판에 나선 저축은행까지 금융권들이 시장의 유동 자금을 흡수하기 위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연 5%”에 추첨도 불사…후끈한 특판 인기


한국 씨티은행은 다음 달 30일까지 선착순 1000명에게 고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씨티 더드림 적금 10% 이벤트’를 진행한다. 씨티은행과 첫 거래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씨티 모바일앱을 통해 매달 20만 원씩 6개월 만기 가입 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른 상품 가입, 카드 가입 등 별도의 우대 금리 없이 적금 납입 계좌를 씨티은행 통장으로 연결하는 것만으로 연 10%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만, 6개월 만기 상품인 데다 세금까지 생각하면 실제 받는 이자는 10%보다 낮다.

NH농협은행은 19일부터 30일까지 약 열흘 동안 모바일 플랫폼인 ‘올원뱅크’에서 세전 연 5%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올원파이브(Five)적금’ 사전 응모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4000좌 한도로 마련된 올원파이브 적금은 월 20만 원 씩 납입하고 12개월 동안 가입하는 정액 적립식 정기적금 단일 상품이다. 이벤트 첫날 4000좌의 갑절이 넘는 9214명의 신청자가 몰릴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응모 후 당첨되면 매달 납입하는 날 자동이체 시 다른 우대조건 없이 세전 연 5% 금리를 제공받을 수 있다. 당첨되지 않은 고객 중 1600명에게는 추첨을 통해 캐시백 5만 원(100명), 캐시백 1만 원(500명), 금리우대쿠폰(1000명)이 제공된다.

우리종합금융은 6개월 만기 최대 6% 금리를 받을 수 있는 ‘The드림정기적금2’를 선보였다. 월 최소 10만 원에서 50만 원까지 1인 1계좌 가입 가능한 상품으로, 총 3만 좌를 한정 판매한다. 기본금리는 연 2.0%지만 우리종금 첫 거래 고객은 연 1%, 총 가입 고객이 1만 명을 돌파하면 연 1.5% 등 최고 연 4%의 우대금리가 주어진다.

신협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최고 연 6%의 이율을 제공하는 특판 신상품 ‘플러스정기적금(현대카드 연계형)’을 12일부터 판매 중이다. 현대카드 신규가입 및 6개월 이상 실적이 없는 고객을 대상으로 3만 좌 한정 특판 상품이다. 최대 월 30만 원까지 가입 가능한 1년 만기짜리 상품이다.

파킹통장으로 고객 몰이… 금리 혜택 조건 따져봐야


저축은행들은 예금 금리를 올리거나 잠시만 돈을 맡겨도 이자를 주는 ‘파킹통장’으로 고객 유치에 나섰다.

자산규모 1위인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정기예금 금리를 총 0.3%포인트 인상했다. 비대면으로 가입하면 금리를 2.0%까지 적용해준다. 지난달 말 기준 수신액이 7조439억 원에서 이달 18일 기준 7조2007억 원으로 1568억 원 불어난 것도 이 같은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또 SBI저축은행은 연 1.5% 금리를 제공하는 모바일뱅킹 서비스 ‘사이다뱅크’ 입출금통장을 파킹통장으로 홍보하고 있다. 모바일·웹 등 비대면 채널을 이용하면 0.1%포인트를 더해 최고 2%까지 적용받을 수 있다.

OK저축은행은 중도 해지 불이익 없이 단기로 운용할 수 있는 특판 상품인 ‘중도해지OK정기예금369’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연 1.8%(세전) 금리로 만기 시점은 3년이지만 가입 후 다음 날 해지해도 중도 해지에 따른 불이익 없이 약정 이율이 모두 적용된다.

개인 투자자들은 대출금을 당장 상환하는 것보다 안정적인 단기 운용처에 넣어 수익을 내길 원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현상에 주목한 금융사들은 잇단 고금리 특판 상품을 내놓고 있다. 다만, 금융사들이 제공하는 고금리 혜택은 응모와 추첨을 통해 선별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신용카드 이용 실적이나 새로운 금융플랫폼 서비스 가입 등 조건도 충족해야 한다. 금융사의 특판 상품을 단기자금 운용 방안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는 게 재테크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money&life#금융#경제#빅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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