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외부 비판에도 흔들림 없이 재판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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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날’ 행사 기념사

“판결에 대한 합리적 비판을 넘어 근거 없는 비난이나 공격이 있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부동심(不動心)으로 재판에 집중해야 한다.”

김명수 대법원장(사진)이 11일 법원 내부망에 올린 ‘제6회 대한민국 법원의 날’ 기념사에서 “재판을 통해 우리 사회의 핵심 가치가 수호되고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법원의 날 기념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을 감안해 열리지 않았다.

김 대법원장은 법원 재판 결과에 대한 외부의 지나친 비판에 대해서 법관이 당당히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은 “어떤 상황에서도 정의가 무엇인지 선언할 수 있는 용기와 사명감이야말로 곁가지가 거세게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지금껏 사법부를 지탱해 온 버팀목이었다”며 “충돌하는 가치들 사이에서 법과 양심의 저울로 진지하게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면 어떤 풍파가 몰아쳐도 동요할 리 없다”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또 “갈등과 대립이 첨예한 시기일수록 법과 양심에 따른 공정한 재판의 의미는 무겁고 사법부 독립의 가치는 더욱 소중하다”고도 했다. 다만 김 대법원장은 “한편 열린 마음으로 사회의 변화에 관심을 갖고 시대의 흐름을 읽어 나가는 것도 사법부 독립을 지켜내기 위해 필요하다”면서 “익숙함에 대한 과신을 경계하고, 어느새 사회 현상과 조류에 둔감해져 있지는 않은지 항상 되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의 이날 발언은 최근 광복절 광화문 집회를 허용한 법관의 해임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과 정치권의 비판 등으로 사법권 독립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김명수 대법원장#제6회 대한민국 법원의 날#비판#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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