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기조실장에 박선원… 남북회담 실무자 전진배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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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장엔 김선희… 사상 첫 女차장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차관급인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에 박선원 국정원장 외교안보특별보좌관(57)을 내정했다. 또 국정원 1차장에는 김상균 국정원 2차장을 이동시키고, 2차장에는 박정현 국정원장 비서실장, 3차장엔 김선희 국정원 정보교육원장을 내정했다.

국정원의 조직관리와 예산을 총괄하는 핵심 요직인 기조실장에 내정된 박 실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을 지내며 당시 국정원 3차장을 지낸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2007년 2차 남북 정상회담을 물밑에서 추진했다. 박 실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수석을 지낸 서주석 국가안보실 1차장과 함께 이른바 ‘자주파’의 핵심 인물로 꼽히기도 했다. 박 실장은 2017년 대선에서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자문그룹 핵심 인사로 활동했고 대선 후 상하이 총영사를 맡았다가 2018년 7월 국정원장 특보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 인사는 문 대통령이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관계를 풀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박 실장의 안보관을 문제 삼는다. 박 실장은 2010년 4월 천안함 침몰이 북한 잠수함의 어뢰 공격 때문이 아닌, 선체 결함 때문에 침몰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김태영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고소당한 바 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국정원 직제 개편도 단행했다. 대북 업무와 해외 업무를 함께 담당하게 돼 역할이 더 커진 1차장에는 김상균 2차장이 자리를 옮겼다. 김 차장은 2018년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국정원-통일전선부 라인 간 물밑 접촉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실장과 김 차장은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오래 호흡을 맞춰 서 실장의 최측근 인사들로 꼽힌다. 이 때문에 박지원 국정원장 견제용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기존 3차장 소관의 대테러·방첩 업무를 담당하는 2차장에 내정된 박정현 비서실장은 부산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국정원 7급 공채 출신으로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실 행정관 등을 지냈다. 과학정보를 담당하는 김선희 3차장은 남성 중심적인 한국 정보기관 역사상 첫 여성 차장이다. 대구남산여고 경북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국정원 7급 공채로 임용된 뒤 사이버정책처장, 감사실장 등을 지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국가정보원#인사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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