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 이유, 트럼프만 모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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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내 성격 때문”
코로나 브리핑중 돌연 불평… 루이스 장례 불참-대선 연기론 등
최근 ‘비호감 행보’ 의식않는 발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지가 날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토로했을 정도로 스스로도 이를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계속 ‘고립’을 자초하는 언행을 보이고 있다고 CNN이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백악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브리핑 도중 자신의 지지율이 낮은 이유를 모르겠다며 불평을 늘어놨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의 지지율은 높은데 자신의 지지율은 떨어지는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행정부)를 위해 일하는 사람은 칭송받는다. 그런데 왜 나는 아무도 좋아하지 않나”라고 물으며 “내 성격 때문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CNN은 “대통령을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단순한 성격의 차이가 아니라 대통령이 음모론과 못 미더운 과학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지율 회복을 위한 대통령의 최근 행보는 당내에서도 반발을 사고 있다”고 1일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우편 투표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대선 연기’까지 언급하자 공화당 중진들이 즉각 선을 긋고 나선 것이 대표적 사례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딱히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고 케빈 크레이머 상원의원도 “보고 웃었다”고 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당황스러운 트윗에 답변을 거부하거나 내용을 모른다고 하던 것과는 달라진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흑인 인권운동의 대부 존 루이스 전 하원의원의 장례식 불참을 일찌감치 선언한 것도 간략하게나마 조의를 표하는 것을 고려했던 백악관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고 CNN은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좌진의 조언 속에 다시 코로나19의 위험을 강조하고 있지만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한 예찬을 지속하며 정부 보건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24일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서 열릴 예정인 공화당 전당대회(RNC) 대선 후보 지명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언론에 비공개로 치러질 예정이라고 AP 등이 1일 전했다.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로 지지율 만회를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트럼프#지지율#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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