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유입 확진자 한달새 4배 급증… 외국인 비중 점점 늘어 73%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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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입국 환자 이달 421명 달해… 가족 등 2차감염 사례도 3건이나
“한국 가면 공짜 치료” 얘기 돌아… 외국인 임시생활시설도 곧 바닥
“고위험 국가 입국자 관리 강화를”
이라크 근로자 내주 특별수송


미국 등 세계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확산 중인 가운데 이달 들어 국내에서 확인된 해외 유입 확진자는 421명(1∼16일)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같은 기간 112명의 3.8배로 늘어난 것이다. 이전에는 교포와 학생 등 내국인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외국인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달 5∼11일 일주일간 전체 해외 입국 확진자(158명) 중 외국인은 116명으로 73.4%를 차지했다.

외국인은 국내에 주거지가 없는 경우가 많다. 정부는 이들을 수용할 임시생활시설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입국자가 계속 늘고 있어 규모가 부족한 상태다. 1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16일 오후 6시 기준 임시생활시설 3022개실 중 빈자리는 660개실(21.8%)에 불과하다. 방역당국은 민간 기업을 끌어들여 시설 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시설이 들어설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선 우려스러운 상황도 나타나고 있다. 방역 강화 대상으로 삼은 4개국 중 한 나라에서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국에 가면 임시생활시설 비용만 내고 코로나19 치료를 공짜로 받을 수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방역당국도 이 같은 동향을 파악하고 입국 검역 과정에서 해당 국가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들을 유심히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방글라데시에선 한 병원장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하지도 않고 허위로 음성 확인서 6000여 장을 발급해 주다가 적발되는 일이 있었다. 일자리를 얻기 위해 외국으로 나가려는 현지 노동자들이 병원장에게 돈을 주고 가짜 음성 확인서를 산 것이다.

11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외국인 입국자들이 방역 직원의 안내를 받고 있다. 미국 등 해외 여러 나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확산 중인 가운데 최근 국내에도 해외 유입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인천=뉴스1
11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외국인 입국자들이 방역 직원의 안내를 받고 있다. 미국 등 해외 여러 나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확산 중인 가운데 최근 국내에도 해외 유입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인천=뉴스1
1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모두 60명. 이 중 해외 유입이 39명이다. 6일 연속으로 해외 유입 사례가 더 많았다. 이들 39명 모두 방역 강화 대상국으로 지정된 4개 나라(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이외의 국가에서 들어온 경우다. 해외 유입 확진자에 의한 3건의 2차 감염 발생 사실도 처음 확인됐다.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자가 격리 중이던 입국자의 가족 1명이 감염됐고, 공항으로 입국자를 마중 나갔던 1명도 확진됐다. 해외에서 들어온 확진자의 일상생활을 돕던 1명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동안 방역당국은 해외 유입 확진자에 의한 지역 전파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강조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17일 “(해외 유입 확진자들의 경우) 검역 단계에서 50% 가까이 진단되고 있고 나머지는 입국 후 지역사회 (격리 단계)에서 진단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역사회의 대규모 확산 우려는 크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외 유입 확진자에 의한 지역사회 2차 감염이 확인된 데다 최근 해외 유입 확진자 수가 급증해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특히 무증상 감염자의 경우 입국 후 이동 과정에서 전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입국 후 자가 격리 기간에 격리 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경기 김포시에선 확진 판정을 받은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30대가 격리 기간에 음식점을 방문했다가 적발됐다. 이달 10일엔 미국에서 입국한 30대 한국인이 자가 격리 기간에 술집과 노래방, 편의점 등을 돌아다닌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진단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고위험 국가들이 발표하는 코로나19 환자 통계를 믿으면 안 된다”며 “입국자들의 격리 상황을 보다 더 철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이라크 현지에 남아 있는 한국인 근로자들을 이르면 다음 주부터 국내로 특별 수송하기로 했다. 일부 근로자가 귀국했지만 아직 800여 명이 현지에 남아 있다.

김상운 sukim@donga.com·김소민 기자
#코로나19#해외 유입 확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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