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층 결집 노린 트럼프, 17년 만에 사형집행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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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정부 집행은 부시 이후 처음… 흉악범 사형, 대선 이슈될수도

미국 연방정부가 17년 만에 사형을 집행했다. 지금도 미국 일부 주에서는 사형 집행이 이뤄지지만 연방정부 차원의 사형 집행은 2003년 조지 W 부시 행정부 이후 처음이다. 평소 흉악범에 대한 사형 집행을 강조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보수층 결집을 위해 강력한 법 집행을 밀어붙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사형이 집행된 범죄자는 대니얼 루이스 리(47)이며, 백인 우월주의자인 그는 1996년 아칸소주에서 부모와 3세 딸 일가족을 사살한 혐의로 사형 판결을 받았다. 집행은 이날 오전 8시 7분 인디애나주의 연방교도소에서 이뤄졌다. 리는 죽기 전 “나는 살인자가 아니다. 당신들은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0월 11명이 희생된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 총격 참사 후 흉악범에 대한 사형 집행 재개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7월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법무부는 사형을 포함해 법원이 내린 형을 집행할 의무가 있으며 희생자에게 정의를 실현하고 사망 사건이 일어나는 사회에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며 올 7월부터 사형 집행 재개를 예고했다.

이번 집행을 계기로 사형제가 대선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형제를 지지하는 반면에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사형을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대체하자는 입장이다. 현재 미국 50개 주 가운데 25개 주는 사형 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21개 주는 사형 제도를 폐지했고, 4개 주는 집행을 정지한 상태다. 지난해에는 미국 7개 주에서 22명의 사형이 집행됐고, 보수층이 많은 텍사스주의 집행 건수가 9건으로 가장 많았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트럼프#미국 연방정부#사형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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