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北이 질색한 ‘CVID’ 다시 거론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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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불가역적’ 표현에 강한 거부감… 싱가포르 회담뒤 ‘FFVD’로 순화
에스퍼 “北은 불량국가” 수위 높여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사진)이 북한과 이란을 ‘불량국가(rogue state)’로 칭하며 이들의 공격을 막기 위한 국방부의 활동을 강조했다. 미 국방부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CVID)’라는 표현도 다시 꺼내 들었다.

에스퍼 장관은 7일(현지 시간) 취임 1년을 즈음해 국가국방전략(NDS) 목표 달성 노력을 격려하며 군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NDS 성과에 더해 우리는 지난 1년간 무수한 국제적 사건에 대응해 왔다”며 테러 방지 작전 수행 및 지원, 이슬람국가(IS) 격퇴, 페르시아만과 남중국해에서의 항행 및 상업의 자유 보호 등의 업적을 열거했다. 그러면서 “중국 러시아뿐 아니라 북한과 이란 같은 불량국가들의 공격적인 활동을 억지해 왔다”고 평가했다.

이날 에스퍼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 린다 레이놀즈 호주 국방장관의 화상회담 뒤 미 국방부가 발표한 3국 국방장관 공동성명에는 ‘북한에 대해 모든 범위의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CVID를 달성하기 위한 분명한 조치를 취하고,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북한은 ‘불가역적인(Irreversible)’ 등의 표현이 담긴 CVID라는 용어에 대해 ‘일방적인 항복 요구나 마찬가지’라며 강한 거부감을 보여 왔다. 이에 한국과 미국은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이 표현을 빼고 ‘검증 가능한(verifiable)’을 ‘검증된(verified)’으로 바꾼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해 왔다. 다시 CVID를 꺼내 든 것은 북-미 대화 여부와는 별도로 북한에 비핵화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해석된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마크 에스퍼#cvid#북한#비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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