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선원 5명, 베냉 해역서 피랍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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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 조업 중 무장괴한 공격 받아… 선원들 안전은 아직 확인 안돼

서아프리카 베냉 인근 해역에서 참치잡이 어선을 타고 조업 중이던 한국인 선원 5명이 24일(현지 시간) 오후 무장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25일 외교부와 영국 해상정보 관련 매체인 ‘드라이어드 글로벌’에 따르면 이날 베냉 코토누 항구로부터 111km 정도 떨어진 해상에서 994t급 어선 ‘파노피 프런티어’호를 타고 조업하던 한국인 선원들은 오후 3시 40분경 무장 괴한들의 공격을 받았다. 당시 배에 탑승한 선원 30명 가운데 간부급 인력인 한국인 5명과 가나인 1명이 납치됐다. 드라이어드 글로벌은 “이들이 쾌속정을 타고 접근했고, 나이지리아 해역 방향인 동쪽으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한국인 선원들의 안전 여부와 무장 괴한들의 신원, 소속, 국적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납치되지 않은 선원들은 모두 가나 국적으로 현재 가나로 복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와 비상대책반을 구성했다”며 “국내 관계기관 및 주재국 관계 당국과 긴밀한 공조를 통하여 우리 국민의 조속한 석방을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서아프리카 해역에서 활동 중인 어선들의 안전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지난달 초에도 가봉 인근 해역에서 새우잡이 조업 중 한국인 1명을 포함한 6명이 해적 세력에 피랍됐다가 풀려난 바 있다.

최근 해적들은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빈번히 출몰하고 있다. 베냉 코토누항 인근에서는 올해에만 납치 사건이 7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의 청해부대가 파견되는 등 대(對)해적작전이 활발한 동아프리카 해안에 비해 상대적으로 치안 관리가 느슨한 서아프리카 지역을 새로운 거점으로 삼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지 소식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서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난이 더욱 심각해졌다”며 “외국 어선을 노리는 무장 세력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 한기재 기자
#서아프리카#참치잡이 어선#한국인 선원#피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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