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으로 만나는 전국 구멍가게 42곳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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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펜화집 ‘구멍가게, 오늘도…’

제주 서귀포의 ‘숙이네슈퍼’. 돌담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이 정겹다. 이미경 작가 제공
제주 서귀포의 ‘숙이네슈퍼’. 돌담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이 정겹다. 이미경 작가 제공
골목마다 편의점이 들어서 있는 요즘, 구멍가게는 잊혀 가는 이름이다. 예전 어린이들에게 구멍가게는 눈이 휘둥그레지는 백화점이었고 평상에 앉아 동네 사람들이 이야기도 나누는 곳이었다.

홍익대 서양화과를 나온 이미경 작가가 남아 있는 구멍가게를 담은 ‘구멍가게, 오늘도 문 열었습니다’(남해의봄날)를 펴냈다. 2017년 펴낸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 이후 두 번째 책이다. 3년간 서울 종로부터 전남 해남 땅끝마을, 제주도까지 전국 곳곳을 누비며 찾은 구멍가게 42곳을 포함한 그림 82점을 실었다.

구멍가게를 펜으로 그린 그림과 함께 그곳 사람들의 정겨운 이야기도 있다. 서울살이를 하다가 남편과 함께 고향에 내려와 어릴 적 매일 들렀던 구멍가게를 인수한 숙이네슈퍼는 ‘외상 사절’이라고 입구에 써 붙여 놨지만 소용이 없단다. 서울 종로구 익선동의 희망상회는 40년 단골손님이 꿀떡 하나를 나눠주고는 “희망 한 움큼 사 가시게”라며 농담도 건넨다.

20년 넘게 구멍가게를 그림으로 남긴 작가는 과거의 추억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도 열려 있는 구멍가게를 희망한다.

전남 함평군의 ‘향교수퍼’. 흐드러진 은행나무가 세월을 함께했다. 이미경 작가 제공
전남 함평군의 ‘향교수퍼’. 흐드러진 은행나무가 세월을 함께했다. 이미경 작가 제공
이 작가의 신작과 ‘구멍가게…’에 실린 작품 등 20여 점을 볼 수 있는 전시회가 16일부터 7월 11일까지 서울 강남구 갤러리 이마주에서 열린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이미경 펜화집#구멍가게 오늘도 문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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