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우카오 트위터)
홍콩 시민들의 범죄인 인도(송환법) 반대 시위 현장에서 경찰 앞에 앉아 명상에 잠겼던 이른바 ‘방패 소녀’가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16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밤 홍콩 어드미랄티 구역 입법원 앞에서 수백 명의 집회 참가자와 경찰이 맞서고 있던 가운데, 한 젊은 여성이 경찰의 방패를 등지고 앉아 명상에 몰두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여성은 가부좌를 틀고 눈을 감은 채 앉아 있다가 요가할 때 사용하는 ‘옴 만트라’를 암송했다.
이 여성의 이름은 람 카 로(Lam Ka Lo·26)로 확인됐다. 5년 전 홍콩의 민주화 시위인 우산혁명 때 하루도 빠지지 않고 집회에 참가했던 그는 4년 전 대지진이 일어난 네팔을 찾았다가 명상 요법을 배웠다고 한다.
‘시위 군중은 경찰을 적으로 여겨선 안되며 비폭력이 시위 목적을 달성하는 데 더 유효한 방법’이라는 게 이 여성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다.
중국의 반체제 작가 바디우카오는 ‘람’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 트위터에 공유했고, 세계 언론의 관심을 끌게 됐다.
람 카 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난 그저 긍정적인 분위기를 전하고 싶었다. 시위 참가자들이 경찰을 자극하는 데 빠져들고 있을 때, 난 동료 시위대가 내 옆에 가만 앉아 경찰을 자극하지 않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난 주목 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내가 경찰 앞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였다면, 용기를 내 스스로의 뜻을 표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15일 송환법안을 무기한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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