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캐스팅보트 위력… 39명중 절반이상 반대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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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수 헌재소장 동의안 부결]2표 모자라 부결… 표 분석해보니
국민의당, 의원 자율투표에 맡겨… 與 당초 ‘절반 찬성표 던질것’ 확신
추미애 “당리당략적 판단” 맹비난… 안철수 “20대국회 결정권 가진 정당”

표정 엇갈린 여야 11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자 
자유한국당 의석(위쪽)에서는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오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석(아래쪽)에 착석한 의원들은 입을 굳게 다문
 채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표정 엇갈린 여야 11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자 자유한국당 의석(위쪽)에서는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오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석(아래쪽)에 착석한 의원들은 입을 굳게 다문 채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와!” “됐다!”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끝내 부결되자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의석에선 환호성과 함께 큰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본회의장을 빠져나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난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와 이채익 의원은 서로를 껴안고 등을 두드리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은 국민의당 의석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반면 120명 전원이 참석했던 더불어민주당 의석에서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국민의당에서는 표결 직전까지도 ‘김 후보자가 한국당 국회 보이콧 해제의 유탄을 맞을 수 있다’ ‘민주당이 과연 표 계산을 제대로 했느냐’고 우려했다. 헌재소장은 국회 재적 의원(299명)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으로 가결되는데, 한국당 의원이 본회의에 출석해 과반에 필요한 표수가 커졌기 때문이다.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이날 여의도 식당에서 가진 여야 원내대표 조찬 회동에서 표결을 14일로 미루자는 주장이 나왔지만 여당이 직권상정을 주장했다.

그만큼 국민의당의 이탈은 이날 부결에 결정적이었다. 민주당은 당초 △소속 의원 120명 △정의당 6명 △새민중정당 2명 △친여성향 무소속 서영교 의원 △민주당 출신인 정세균 국회의장까지 포함하면 최소 130표는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호남 출신인 김 후보자에 대해 국민의당 의원 40명 중 20명은 찬성표를 던질 거라 민주당은 확신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원내지도부는 찬반 예상 인원도 점검해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날 출석 293명 중 찬성은 145명으로 과반(147명)을 넘지 못했다. 한국당(107명)과 바른정당(20명) 의원이 반대 당론을 따랐다면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당 의원 39명 중 15명만 찬성표를 던졌다는 계산이 나온다. 24명이 반대표를 던졌거나 기권 또는 무효를 택한 셈이다. 기권 1표 무효 2표가 비교섭단체에서 나왔다면 국민의당 찬성표는 3표가 더해져 18명이 되지만 여전히 국민의당 의원 절반에 못 미친다.

국민의당은 김 후보자 동의안은 당론 없이 자율투표에 맡긴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문제는 6월 8일 인사청문회 종료 이후 반대 기류가 점점 더 강해졌다는 것이다. 우선 이유정 전 헌법재판관 후보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로 이어지는 청와대의 사법 코드 인사가 부각되면서 거부감이 커졌다. 또 김 후보자가 군대 내 동성 간 유사 성행위를 처벌하도록 한 군형법에 ‘위헌’ 의견을 낸 점을 ‘동성애 찬성’으로 받아들인 일부 개신교계의 반발도 막판 돌발 변수가 됐다.

여당은 야당을 ‘적폐 연대’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국정 공백을 메우려는 인사에 대해 당리당략적인 판단을 한 집단의 책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의 몽니와 바른정당의 공조, 국민의당의 야합에 따라 오늘 인준안이 부결됐다”고 했다. 정의당은 “국민들의 시선은 벌써부터 국민의당으로 향하고 있다. 보수야당의 발목잡기에 동참하는 것이 국민이 원하는 바는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후 기자들과 만나 “과연 사법부 독립에 적합한 분인지 그 기준으로 판단한 결과”라며 “국민의당이 20대 국회의 결정권을 가진 정당”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부결의 파장을 의식한 듯 “민주당 일부에서도 반대, 기권, 무효표가 나왔을 것”이라고 민주당 책임을 거론했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의 인사 파탄에 대해 축적된 여론이 드러난 것으로 여당의 자업자득”이라고 지적했다.

장관석 jks@donga.com·최고야 기자
#국민의당#캐스팅보트#김이수 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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