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크먼교수 “트럼프는 무능한 공화당이 만들어낸 괴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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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미국의 선택]대세 굳힌 힐러리-트럼프
美대선전문가 리크먼교수 인터뷰
공화, 오바마 집권 7년간 반대만… 유권자들 기성정치권 불신 폭발
한국도 아웃사이더 돌풍 가능성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를 비난할 자격이 없다. 트럼프는 공화당의 무능이 만들어낸 프랑켄슈타인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대선 전문가인 앨런 리크먼 미 아메리칸대 명예교수(69·사진)는 15일 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을 앞두고 연구실에서 기자와 만나 향후 판세와 트럼프 대선 후보 등극 가능성 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백악관행 열쇠(The Keys to the White house)’ 등의 저서를 통해 대선 흐름을 분석해 온 정치사학자인 그는 CNN과 뉴욕타임스의 단골 정치평론가다.

―15일 경선 이후 판세를 어떻게 보나.

“민주당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으로 정리될 것이다. 공화당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어떤 식으로든 도널드 트럼프로 결론 날 것으로 본다.”

―지난주 유세장 폭력사태 등 트럼프 등장 후 미국 사회의 갈등과 분열이 심해지고 있다. 그래도 대선후보가 될 수 있을까.

“폭력 사태의 1차 책임은 인종차별적 언행을 일삼는 트럼프에게 있다. 하지만 그가 갈등의 출발점은 아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7년 동안 반대만 하고 정치적 생산성을 저하시킨 공화당이 주로 만들어낸 것이다. 트럼프는 공화당이 창조해낸 괴물이자 프랑켄슈타인이다. 누굴 탓할 수 있겠는가.”

―트럼프 현상이 반짝 인기에 그칠 줄 알았다.

“유권자들이 이런 식으로 기성 정치권을 탄핵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 현상을 단순히 백인 노동계층의 일시적인 정치적 분노 표출 정도로만 봐선 안 된다.”

―공화당 지도부는 중재 전당대회를 열어 그를 후보직에서 끌어내리려 한다.

“그럴 경우 공화당은 민주당에 백악관을 그대로 바치게 될 것이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순순히 테드 크루즈나 다른 주자를 찍을 것 같은가. 민의를 왜곡하는 공화당의 중재 전당대회는 자신들의 실수를 감추려는 정치적 자살 행위다.”

―한국도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치인이 아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기성 정치인들에겐 나라를 맡길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한국에서도 복합적으로 폭발한 것이다. 정치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반 총장은 한국판 트럼프이자 버니 샌더스다. 이들이 ‘워싱턴 아웃사이더’인 것처럼 반 총장은 ‘서울 아웃사이더’ 아닌가.”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리크먼#트럼프#공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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