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 전 유엔 사무총장 별세…향년 94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7일 06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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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 전 유엔 사무총장(사진)이 숨졌다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6일 발표했다. 향년 94세.

갈리 전 총장은 아프리카 및 아랍권 출신의 첫 유엔 사무총장(재임 1992~1997)으로, 1922년 이집트의 콥트교(기독교 분파 중 하나) 집안에서 태어났다. 카이로대를 졸업하고 파리대에서 국제법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카이로대학 등에서 교수를 지냈다. 1977~1978년 이집트 외무장관을 지냈으며 1992년 프랑스의 추천으로 유엔 사무총장에 선출됐다.

갈리 전 총장이 취임했던 시기는 국제사회가 탈냉전 이후 서로 협력하려는 분위기가 한층 고조된 시기였다. 그는 1992년 안전보장이사회 정상회담에서 “분쟁을 종식하고 평화를 재건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라”며 평화와 안보를 담당하는 안보리의 막강한 권한과 책임을 위임받았다. 갈리 전 총장도 자서전에서 “역대 어떤 사무총장보다도 더 많은 권한과 책임을 맡았다”고 썼다.

그러나 갈리 전 총장은 유엔의 국제분쟁 개입과 관련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1992년 보스니아 내전 개입을 거부했으며, 1993년 소말리아 사태 때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사태만 악화시켰다. 결국 그는 국제 문제와 관련해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이견을 보이다 관계가 악화되면서 재선에 실패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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