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검찰총장… 前의료원장… 고위층 잇단 성추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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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 하자며 강제로 볼에 입 맞춰”… 골프장 여직원, 前총장 고소
前원장은 ‘부적절한 제안’ 입건… 당사자들은 “그런일 없다” 부인

최근 전직 고위공직자나 학자 등의 성 추문이 잇따르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경기 포천시의 한 골프장 여직원이었던 A 씨(24)는 검찰총장을 지낸 B 씨(70)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11일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성폭력수사대에 고소장을 냈다. 고소장에 따르면 A 씨는 B 씨가 지난해 6월 22일 오후 10시경 골프장 여직원 기숙사에 찾아와 샤워를 하고 있는 자신을 거실로 불러내 강제로 껴안고 볼에 입을 맞추는 등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내 아내보다 예쁘다” “애인하자”는 식의 성희롱성 발언을 하며 5만 원을 주고 갔다고 했다. 그러나 B 씨는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A 씨가 회사를 곧 그만둔다고 해서 설득하기 위해서 찾아갔다”며 “혼자 있었던 것도 아니고 다른 여직원 3명이 같이 있었는데 말이 되느냐”고 반박했다. 또 해명자료를 통해 “허무맹랑한 고소에 대해 당당하게 법적 대응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립중앙의료원장을 지낸 C 씨(65)는 20대 여성 D 씨가 9월 성추행 혐의로 서울 중부경찰서에 고소해 입건됐고 최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C 씨는 원장 재직 당시 계약직이었던 D 씨의 신체 일부를 만지거나 강제로 입을 맞추는 등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직장을 그만둔 D 씨는 C 씨가 부적절한 관계를 제안하기도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C 씨는 관련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학계에서 촉망받던 수학자인 서울대 E 교수도 여성 인턴을 성추행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서울북부지검의 수사를 받고 있다. E 교수는 국제학술대회를 도와주던 인턴과 술을 마신 뒤 인턴을 무릎에 앉히고 가슴을 만진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대생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는 추가 피해 신고가 잇따랐고 서울대 인권센터는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새누리당 상임고문인 박희태 전 국회의장(76)은 9월 강원 원주시의 한 골프장에서 여성 캐디를 성추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피해 여성은 박 전 의장이 골프를 치는 도중 자신의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성추행했다며 원주경찰서에 신고했다. 이후 둘은 합의서를 경찰에 제출했지만, 경찰은 박 전 의장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상태다.

이미경 이화여대 리더십개발원 특임교수(한국성폭력상담소 이사)는 “권력을 가진 이들이 아랫사람에게 행하는 성추행 등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 바 없다. 최근 문제가 불거지는 건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피해 사실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진단했다.

이샘물 evey@donga.com·조영달 기자
#성추문#고위공직자#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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