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곡역 화재 방화범 검거…굳이 서울 지하철 골라 불지른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8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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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곡역 화재, 도곡역 방화 화재’

사회에 불만을 품은 한 70대 남성이 28일 오전 370여명의 승객이 탑승한 전동차 객차에 불을 지르고 자살을 기도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전 답사까지 마칠 정도로 치밀한 계획 범행이었지만 우연히 탑승한 서울 메트로 직원과 시민의 완벽한 초동대처 때문에 제 2의 대구지하철 참사 상황은 막을 수 있었다.

28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도곡역 화재 용의자 조모(71) 씨는 광주광역시에서 25년 간 유흥주점을 운영해 왔다. 조씨는 2000년 건물 내 정화조가 역류해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고 보고 건물주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했으나, 배상금이 생각보다 적게 나오자 불만을 품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조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었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지난 22일 지하철 삼송역 등에서 사전 답사를 하고 다시 광주로 내려갔다 전날 새벽 5시쯤 다시 삼송역에 도착했다. 인근 모텔에서 하루를 보낸 그는 이날 오전 10시쯤 3호선 원당역에 탑승했다.

조씨는 범행을 위해 등산용 가방 2개에 1리터 용량 시너 병 11개와 부탄가스 4개, 흉기 1개를 나눠 담아왔다. 조 씨는 시너가 든 병 5개의 뚜껑을 느슨하게 열어 발로 차 쓰러뜨린 뒤 바닥에 흐른 시너에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순식간에 전동차 바닥과 노인석, 가방에 불이 붙었다. 순간 폭발음과 함께 바닥과 노인석, 가방에 불이 붙었고 이 모습을 발견한 서울메트로 직원 권순중씨(46)와 시민이 열차 내부에 있는 분말 소화기로 불을 껐다. 이에 조씨는 같은 방법으로 2차례 더 불을 붙였지만 결국 포기하고 지하철이 도곡역에 정차한 틈을 타 구급대원들의 도움으로 인근 병원으로 달아났다.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하철 2호선 추돌사고가 언론에 주목을 받는 것을 보고 서울 지하철에서 범행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고속버스터미널 지날땐 사람이 너무 많았고 지나면서 승객들이 대부분 내리고 매봉역쯤 되니까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아 불을 질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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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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