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兪, 유상증자 130억 美-佛 빼돌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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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사진 매입 자금 유출 정황 포착… 증자 참여 온지구 대표 등 곧 소환
세월호 241회 운항중 139회 과적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 측이 계열사들로부터 100억 원대의 유상증자 자금을 받아 유 전 회장의 사진작품 매입에 썼고, 이 돈을 미국과 프랑스로 빼돌린 정황을 검찰이 포착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은 지난해 이뤄진 ㈜천해지의 유상증자와 사진 작품 매매거래 및 자금 해외 유출 과정에 천해지 등 5개 핵심 계열사가 조직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파악했다. 천해지는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최대주주다.

이 5개 계열사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온지구와 다판다, 문진미디어, 세모는 천해지의 세 차례에 걸친 유상증자에 총 130억 원 규모로 참여했다. 검찰은 천해지로 들어간 이 돈의 대부분이 유 전 회장의 사진작품 매입에 쓰인 뒤 회삿돈을 더한 수백억 원이 미국의 아해프레스, 프랑스의 아해프레스프랑스를 통해 해외로 유출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 과정에서 유 전 회장과 아해프레스 대표로 있는 차남 혁기 씨(42)의 지시가 있었다는 증거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해지가 지난달 30일 감사보고서를 갑자기 정정해 공시하면서 “아해프레스 미국법인에서 지난해 4억4000여만 원어치의 제품을 매입했고 아해프레스에 164억 원을 지급한 채권을 갖고 있다”고 밝힌 것도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자금 해외 유출 혐의를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400억 원대의 허위 컨설팅 비용과 함께 사진작품 매입 자금의 해외 유출도 유 전 회장과 측근들의 핵심 혐의로 보고 있다. 6일 변기춘 천해지 대표(42)와 고창환 세모 대표(67)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 검찰은 유상증자에 참여한 온지구 대표 채규정 전 전북도 부지사(68)와 문진미디어 김필배 전 대표(76)도 곧 불러 조사한 뒤 이들 대부분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이재영 ㈜아해 대표에 대해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공조해 미국에 머물며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있는 차남 혁기 씨와 핵심 측근들의 강제 송환 준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한편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가 운항을 시작한 지난해 3월 15일부터 이번 침몰 사고 때까지 1년 1개월 동안 제주∼인천 구간을 241회 왕복 운항하면서 절반이 넘는 139회에 걸쳐 상습적으로 과적을 했으며, 승객 목숨을 담보로 부당이득 29억6000만 원을 챙겼다고 밝혔다.

최우열 dnsp@donga.com / 인천=장관석

목포=이형주 기자
#유병언#세모그룹#유상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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