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주현 등 한국배우들 색깔연기 원더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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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위키드’ 노래 만든 美음악계 거장 슈워츠 방한

뮤지컬 ‘위키드’ ‘피핀’ ‘갓스펠’,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 ‘노틀담의 꼽추’ ‘이집트 왕자’…. 공통점은? 이 작품에 등장하는 노래를 작곡한 스티븐 슈워츠(66·사진)다. 슈워츠는 최근 한국어로 공연하는 위키드를 관람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위키드의 더블 캐스팅 주역들의 작품을 모두 봤다는 그는 24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배우들이 자기만의 색깔을 가진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모리블 학장 역을 맡은 김영주 씨는 세계적으로 이 정도 기량을 갖춘 배우가 얼마나 될까 싶을 정도로 연기를 잘하더군요. 초록마녀 엘파바의 경우 옥주현 씨는 분노의 감정을 안으로 응축해 연기했고, 박혜나 씨는 감정을 뿜어내는 기운이 좋았습니다. 금발마녀 글린다 역을 맡은 정선아 씨는 코믹한 부분을 잘 살렸고, 김보경 씨는 진실하고 현실적으로 다가갈 수 있게 연기했습니다.”

위키드는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가 오즈에 떨어지기 전에 벌어진 일을 그린 작품. 슈워츠는 한국 관객이 이해하기 쉽게 ‘위키드’를 약간 손봤다.

“2막에서 글린다가 노란 벽돌길을 바라보며 손을 흔드는 장면이 있어요. ‘오즈’ 이야기에 익숙한 미국인들은 글린다가 도로시에게 인사한다는 걸 알아채지만 한국 관객은 바로 알기 힘들어서 ‘잘 가, 도로시’ 하며 직접적으로 인사하는 부분을 넣었지요.”

슈워츠는 엘파바가 권력자에게 사악한 마녀로 낙인찍히는 내용을 담은 위키드를 철학적, 정치적으로 많은 의미를 담은 작품이라고 했다.

“위키드는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사람들을 단결시키기 위해 가상의 인물이나 단체를 공공의 적으로 만드는 일은 지금도 계속 벌어지고 있잖아요.”

위키드의 흥행 비결에 대해 그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슈워츠에게 좋은 곡을 만든 비결을 묻자 ‘작품과의 교감과 사랑’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저는 소설 ‘위키드’에 매료돼 뮤지컬로 만들고 싶어 백방으로 노력했어요.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각자가 지닌 세계관이 무엇인지 연구했죠. 캐릭터가 확실하게 이해되면 곡이 잘 써져요. 위키드에 나온 ‘난 그 소녀가 아니야’ ‘중력을 벗어나’는 단숨에 쓴 곡입니다.”

현재 드림웍스가 제작하는 애니메이션 음악을 만들고 있다는 그는 “한국이 계속 시도하고 있는 창작 뮤지컬을 기쁜 마음으로 응원한다”고 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위키드#스티븐 슈워츠#김영주#옥주현#박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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