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크림반도 미사일 기지 2곳 점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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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국방부 “지휘통제소는 아직 안넘어가”
러, 美서 철군 압박하자 ICBM 시험발사 ‘시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서 훈련 중인 러시아군의 원대 복귀를 명령한 이후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대치 상태가 풀리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5일 크림 반도에 있는 자국 군대의 미사일 기지 및 크림 반도의 또 다른 도시인 에파토리아의 미사일 기지 일부를 러시아군이 점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보바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크림 반도 세바스토폴 인근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기지를 러시아군이 부분적으로 점거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지휘통제소 등의 주요 시설은 자국 군대가 장악하고 있어 미사일 통제권은 넘어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푸틴 대통령은 4일 기자회견에서 기존에 크림에 주둔 중인 흑해함대 병력 외에 추가로 우크라이나에 파견된 러시아군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와 일부 전문가는 최대 1만6000명의 러시아 병력이 크림으로 이동해 지역을 장악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한편 러시아 국영 RIA통신은 4일 “러시아 전략로켓군이 카스피 해 인근 아스트라한 기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일종인 RS-12M 토폴을 시험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이 미사일의 최대 사정거리는 1만500km. 미국 백악관은 “오래전에 미국 측에 통보했다”고 언급했지만 미국이 러시아에 압박을 가하는 시점이어서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러시아 흑해함대는 크림 반도와 러시아 사이의 케르치 해협을 계속 봉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는 “케르치 해협 봉쇄에 러시아 함정 2척이 동원됐으며 인근에는 무장 장갑차도 배치됐다”고 전했다.

흑해 상공에서는 러시아와 터키 공군의 대치 상황도 벌어졌다. 터키군 총사령부는 4일 “러시아 ‘IL-20’ 정찰기가 흑해 연안의 터키 영공에 진입함에 따라 F-16 전투기 8대를 발진시켰다”고 밝혔다. 또 터키 아나톨리아통신은 러시아 군함 2척이 흑해함대로 귀항하기 위해 이날 오전 터키의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러시아에 크림 반도에서 완전히 철군할 것을 압박하고 나섰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추가 침공할 구실을 찾고 있다. 러시아가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지 않으면 보복 조치를 내리겠다”고 경고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러시아와 예정됐던 ‘양자투자협정(BIT)’과 관련한 실무회담을 전격 보류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러시아군#크림반도#미사일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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