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노년생활의 방해꾼 노인성난청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2일 03시 00분


올바른 치료와 보청기 착용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이 난청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환자의 귀 속을 검사하고 있다. 김성근이비인후과 제공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이 난청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환자의 귀 속을 검사하고 있다. 김성근이비인후과 제공
노인성난청은 달팽이관(귀의 가장 안쪽에서 청각을 담당하는 기관)의 노화가 직접적인 원인. 여기에 뇌의 청각을 담당하는 부위의 노화가 더해져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이다.

초기 노인성난청은 귀에 들어오는 소리가 말소리인지 주변 잡음인지 처음엔 구별된다. 하지만 점차 말소리가 또렷하지 않고 울리듯이 들리는데 여기에 청각을 담당하는 뇌 부위의 노화가 겹치면, 말소리와 주변 소리가 섞여 분간하기 힘들다. 교회나 호텔 로비 같은 곳에선 말소리가 들리지만 선명하지 않다. 말을 어눌하게 하는 이들이나 빨리 하는 젊은이들의 말소리를 알아듣기가 곤혹스럽다. 이뿐 아니라 집에서 TV를 시청할 때에도 뉴스나 스포츠경기 보다는 드라마 시청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 정도 노인성난청이 진행되면 이때부터 본인뿐 아니라 가족들이나 주변 친구들 관계가 원만하지 않게 된다. TV를 볼 때 소리가 커 불편하다는 가족들의 불만이 생기고 사람들을 만나더라도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기보다는 본인의 이야기만 한다. 전보다 고집이 세지고 상대방을 의심하기도 한다. 결국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보다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진다. 실제로 노인성난청이 있을 때 우울증이나 치매 발병 유병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이럴 경우,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보청기 착용은 난청 환자의 인지력과 기억력을 개선하고 청력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교정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보청기를 사용한 난청환자는 인지 기능이 개선된다는 사실도 증명된 지 오래다.

물론 노인기에 겪는 다른 신체의 노화와 경제적인 제약 등으로 인해 보청기 사용이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보청기에 대한 불신도 존재한다. 하지만 오랜 시간, 난치를 방치할 경우 건전한 노년생활을 유지하는 데 더 큰 피해를 준다.

노인성난청의 경우 들을 수 있는 소리의 크기만을 반영한 단순 청력검사만으로는 자신에게 맞는 보청기를 처방하기가 힘들다. 달팽이관의 감지기능을 종합적으로 반영하고 뇌의 청각기능을 확인하는 검사가 있어야 정확한 보청기 처방이 가능하다. 또 검사 결과에 따른 적절한 조절, 더 나아가 보청기 착용 후 사후관리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즉, 보청기를 착용한 뒤 소리는 크게 들리나 무슨 소린지 분간이 어렵다면 달팽이관의 퇴행 정도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또 시끄러운 곳에서 여럿이 대화를 할 때 어려움이 있다면 중추성 청각기능의 장애 정도를 파악하는 검사가 필요하다.

이 외에도 큰 소리에 대한 민감도나 울림소리에 대한 예민도, 말소리로 구성되는 문장의 인지력 정도를 검사하기도 한다. 이러한 검사를 토대로 본인에게 맞는 보청기 처방이 이뤄져야 큰 도움이 된다. (도움말=김성근이비인후과·청각클리닉 김성근원장)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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