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성택 실각]右룡해, 권력암투서 左성택 밀어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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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김 세지는 北 군부 강경파
최룡해, 장성택과 대외정책 충돌… 군부 핵심, 대남 강경론자들 포진

거수경례도 안한 권력 2인자 4월 25일 북한 인민군 창군 열병식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운데)와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김정은 왼쪽)과는 달리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오른쪽)은 거수경례도 하지 않고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거수경례도 안한 권력 2인자 4월 25일 북한 인민군 창군 열병식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운데)와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김정은 왼쪽)과는 달리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오른쪽)은 거수경례도 하지 않고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좌(左)성택을 축출한 우(右)룡해.’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당(黨)과 군(軍)을 지탱해 온 양대 축이었다. 장성택은 김정은의 후견인으로, 최룡해는 군부 장악을 책임진 군 최고 실력자로 김정은 체제 공고화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지난해 북한군 최고 실세이던 이영호 총참모장의 전격 경질 사태도 김정은의 승인하에 이뤄진 두 사람의 ‘공동 작품’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최룡해는 이영호와 숙적 관계로 군 인사권 및 통제권을 놓고 잦은 충돌을 빚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양측은 갈등과 대결 양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체제의 대내외 정책 방향을 놓고 대표적 온건파인 장성택과 군부를 등에 업은 최룡해가 사사건건 충돌과 마찰을 빚었다는 얘기다. 군 소식통은 “국제사회의 핵 포기 요구에 북한이 장거리 로켓과 핵실험 등 강공 일변도로 맞서다 체제 고립과 경제제재 등 화를 더 자초하자 그 책임을 놓고 양측 간 권력 암투가 벌어졌다는 첩보가 여러 차례 입수됐다”고 말했다. 더욱이 올 초 장성택이 정치국 위원 서열 1순위에 오르는 등 ‘넘버 2’로 입지가 강화되면서 최룡해 등 군부가 이를 방관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장성택의 실각으로 김정은 권력 체제의 무게추가 군부 강경파로 쏠릴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향후 대남정책 등에서 장성택과 그 측근들을 축출한 것으로 지목된 최룡해를 주축으로 한 군부 세력의 입김이 거세질 것이라는 의미다. 특히 1986년 36세라는 젊은 나이에 장성택보다도 먼저 당 중앙위원회 위원 자리를 꿰찼던 최룡해는 올해 상반기에는 김정은의 공개 활동 수행 횟수에서 장성택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권력 추의 이동이 이미 진행 중이었던 셈이다.

총참모장(이영길)과 인민무력부장(장정남), 총참모부 작전국장(변인선) 등 김정은이 임명한 군부 핵심 인사들도 대부분 최전방 야전지휘관 출신의 충성심이 남다른 강경론자로 분류된다.

올해 5월 인민무력부장(한국의 국방장관에 해당)에 기용된 장정남은 천안함 폭침 도발과 연평도 포격 도발을 주도한 전임자 김격식에게 뒤지지 않는 강경파로 꼽힌다. 장정남은 지난해 12월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진행된 장병결의대회의 연설자로 등장해 대남 결사 전투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변인선 작전국장도 4군단장이던 지난해 3월 천안함 도발 2주년을 맞아 “청와대이건 인천이건 다 불바다에 잠기고 역적패당은 단 한 놈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대남 위협을 한 바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정성택 기자
#북한#장성택#최룡해#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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