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아 성폭행 미국인, 국내서 8년간 버젓이 강사 생활

동아일보 입력 2013-05-03 09:07수정 2013-05-0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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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학원, 초등학교, 대학 등에서 원어민 강사로 활동 미성년 여아를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쫓기던 미국인이 국내에서 8년 넘게 버젓이 영어 강사로 일해오다가 경찰에게 붙잡혔다. 외국인 회화지도 강사에 대한 관리 강화로 비자 신청 때 실시하는 범죄경력조회에는 수사 중이거나 수배 중인 사실은 확인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나 개선이 요구된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미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불법적인 방법으로 입국한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로 미국인 A 씨(44)를 체포했다면서 곧 미국으로 추방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수사대에 따르면 A 씨는 2003년 8월부터 10월까지 미국 켄터키주에서 4차례에 걸쳐 미성년자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현지 경찰의 추적을 받게 되자 이를 피하려고 태국 등 제3국을 거쳐 2004년 6월 27일 한국에 들어왔다. 당시 A 씨에 대한 수사는 초기 단계로 2005년 2월이 돼서야 지명수배가 내려졌기 때문에 A 씨의 입국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는 입국 후 지난 8년여 전북 소재 어학원, 초등학교, 대학교 등지에서 원어민강사로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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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초등학교 이상의 교육기관이나 어학원에서 외국어 회화 지도를 하는 외국인이 최대 2년까지 국내 머물 수 있도록 한 E-2(회화지도) 비자를 발급받아 한국에 들어왔다. 아울러 비자 갱신이 필요할 때는 중국, 필리핀 등으로 출국했다가 다시 한국에 입국해 비자를 재발급 받는 치밀함도 보였다.

특히 2010년 7월부터 원어민 강사가 교육용 비자를 신청할 때는 자국의 범죄경력조회서가 요구됐지만 A씨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조회서에는 확정된 판결만 기재되고 수사 중이거나 수배된 사실은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A씨 가 FBI가 발급한 범죄경력 조회서를 우편을 통해 한국 내 주소로 받게 되면서 소재지가 미 수사 당국에 파악됐다.

미 수사 당국은 애초 A 씨가 태국에 숨어 지내는 것으로 파악해 우리 경찰에 별도의 수사요청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2월 미국으로부터 인터폴 수사 협조 요청을 받고 A 씨 검거에 나서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없어 구속하지 않고 바로 미국으로 추방할 예정"이라며 "외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국내에서 숨어지내는 외국인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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