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용 정장에 화장까지 다 도와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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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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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비영리단체, 취업준비생 돕기 나서

지난달 서울 강남역 지하상가 ‘갤러리 G 아르체’에서 열린 화장품 회사 바비브라운의 면접 메이크업 클래스. 바비브라운 제공
지난달 서울 강남역 지하상가 ‘갤러리 G 아르체’에서 열린 화장품 회사 바비브라운의 면접 메이크업 클래스. 바비브라운 제공
올 상반기 취업 시즌이 시작되면서 취업준비생을 돕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각종 취업 노하우를 전수해 주는 색다른 형태의 프로젝트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미 취업한 ‘사회 선배’가 만든 비영리단체까지 생겼다.

○ 면접의 고민거리 화장-복장

지난달 대학을 졸업한 취업준비생 문슬아 씨(26)는 면접을 볼 때마다 화장이 큰 고민거리였다. 특히 호텔이나 외국계 회사 등은 깔끔한 인상이 면접에서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문 씨는 “면접 날에는 미용실에서 메이크업을 받는데 비용이 늘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문 씨 같은 취업준비생들을 돕기 위해 화장품회사 바비브라운은 지난달 ‘면접 메이크업 클래스’를 열었다. 면접 때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지를 담은 ‘족보’와 기업별로 선호하는 의상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지만 메이크업은 정보가 있어도 직접 따라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이 행사는 ‘여성이 일을 통해 행복을 느껴야 한다’는 취지로 세계 6개국에서 진행되는 바비브라운의 ‘프리티 파워풀 캠페인’의 일환이다. 바비브라운은 국내 비영리단체 ‘열린옷장’과 손잡고 두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면접 메이크업 클래스를 열 예정이다. 열린옷장은 구직자에게 싼값에 정장을 빌려주는 비영리단체다. 바비브라운은 8일 ‘여성의 날’을 기념해 내놓은 ‘팟 루즈’ 한정판의 수익금도 모두 열린옷장에 기부할 예정이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일하다 열린옷장을 설립한 한만일 대표는 바비브라운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과 함께 취업준비생에게 다가갈 계획이다. 한 대표는 “대학생들은 면접 때문에 정장을 사는 게 부담인데 직장인 중에는 면접 때 한 번만 정장을 입고 그냥 옷장에 넣어 두는 사례도 있다”며 “이 둘을 이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에는 ‘열린옷장’ 홈페이지에 ‘기업 옷장’ 코너를 새롭게 개설할 예정이다. 발렌시아, 더셔츠스튜디오 등 패션업체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기부를 늘렸기 때문이다. 더셔츠스튜디오는 자사 옷을 빌려 입고 취업한 사람에게 맞춤 셔츠를 주기로 했다. 한 대표는 “옷을 빌려 입고 합격한 청년들이 정말 고맙다며 편지를 보내오기도 한다”며 “특히 ‘기업 옷장’은 기업들은 20대 사회 초년생에게 브랜드를 알리고, 청년들은 싸게 옷을 빌려 입는 ‘윈윈’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 “사회 선배 빌려드려요”

유명한 인기 강사보다 평범한 자사 직원을 취업준비생에게 ‘멘토’로 붙여주는 기업도 늘고 있다. 해외에서 각광받고 있는 ‘리빙 라이브러리’ 개념과 통한다. 책이 아니라 실제 경험을 전수해 줄 사람을 대여해 준다는 개념이다.

LG그룹은 올해 ‘미니 멘토링 박람회’ 프로그램을 새로 만들었다. 박람회처럼 부스를 설치하고 구직자들이 관심 분야를 찾아다니며 멘토에게 상담을 받을 수 있게 한 새로운 개념의 프로그램이다. 광고회사 이노션은 지난해 대학생과 실제 광고인이 함께 사회적 기업 광고를 만드는 프로그램인 ‘멘토링 코스’를 진행했다.

동아일보가 기업,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설치하는 ‘청년드림캠프’도 ‘리빙 라이브러리’가 진화한 형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 관악구청에 설치된 ‘관악캠프’에선 영업, 디자인, 마케팅, 기술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삼성전자 직원들이 멘토로 참여해 생생한 정보를 전달할 예정이다.

김현수·권기범 기자 kimhs@donga.com
#취업준비생#사회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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