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본 2012 한국영화] 올해의 배우 류승룡-임수정…‘범죄와의 전쟁’ 올해의 작품

임수정과 류승룡이 열연한 ‘내 아내의 모든 것’의 한 장면. 사진제공｜수필름·영화사 집

‘내 아내의 모든 것’ 두 주연 올해의 배우 1위
‘도둑들’에 전지현, 女 2위 존재감 입증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1000만관객 ‘광해’ 제쳐

2012년 한국영화를 바라보는 대학생들이 선택한 배우는 임수정과 류승룡이었다.

대학생들은 임수정과 류승룡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며 올해 한국영화를 빛낸 배우로 꼽았다. 임수정과 류승룡은 5월 개봉한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에 함께 출연해 개성 강한 연기로 460만 흥행을 이룬 배우들. 특히 임수정은 어느 해보다 치열했던 여배우들의 활약 속에서 가장 돋보인 스타로 인정받았다. 류승룡은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까지 흥행하며 “존재를 재평가받는 해”를 맞았다.

● 1위 임수정·류승룡…송중기 다크호스

‘올해의 배우’ 여자 부문에서는 임수정이 22.6%의 지지로 1위에 뽑혔다. 2위인 ‘도둑들’의 전지현(16.9%)을 가볍게 따돌렸고, 올해 각종 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쓴 ‘피에타’의 조민수(15.0%)보다도 더 높은 표를 얻었다. 임수정은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30대 여배우의 노련미로 주목받았다. 대학생들은 임수정을 두고 “물오른 연기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배우와 캐릭터가 잘 만난 좋은 예”라고 평가했다.

2위에 오른 전지현의 활약도 인정받았다. 대학생들은 “‘도둑들’로 영화계에 컴백한 분위기”, “녹슬지 않은 존재감” 등의 평가를 보냈다. 조민수에 대해서는 “머리카락 끝까지도 연기하는 느낌”, “여배우에게 압도당하기는 정말 오랜만이다”는 호평을 내놨다.

임수정과 함께 ‘내 아내의 모든 것’에 출연하고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일등공신이 된 류승룡은 “탁월한 연기력이 뒷받침된 캐릭터 설정” 혹은 “두 영화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잘 살려냈다”는 등 호평을 받았다. 대신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주연 이병헌은 함께 출연한 류승룡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16.9%로 2위에 그쳤다.

‘다크호스’ 송중기의 급부상도 눈에 띈다. 멜로영화 사상 최다 관객(665만 명)을 모은 ‘늑대소년’의 송중기는 15.0%의 지지로 3위에 올랐다. 이번 조사 결과 톱5 배우들은 최민식, 하정우까지 30∼40대가 주를 이뤘다. 이 가운데 신인에 가까운 송중기의 3위 합류는 이색적이다. 대학생들은 “로맨스 영화와 가장 잘 어울리는 외모”, “남자 관객까지 사로잡은 캐릭터”로 평가했다. 이 밖에도 올해의 여배우로 ‘돈의 맛’ 윤여정을 뽑은 한 대학생은 “우리나라에서 윤여정만 할 수 있는 역할이자 연기”라고 선택 이유를 밝혔다.

● 흥행과 작품 평가 엇갈려…‘범죄와의 전쟁’ 1위

대학생들이 뽑은 ‘올해의 작품’은 윤종빈 감독의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16.9%). 설문에 참여한 대학생 대부분이 1990년대 초반 태생이라는 점에 비춰, 당시 부산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가 1위에 뽑힌 것도 눈길을 끈다. 대학생들은 “당시 시대상과 현재에 미치는 영향을, 유머와 긴장을 섞어 표현했다”, “20대에게 강한 후폭풍을 남겼다”며 높은 점수를 줬다.

흥행 대박, 해외 영화제 수상 등 올해 최대 화제작으로 떠오른 ‘도둑들’, ‘광해, 왕이 된 남자’ ‘피에타’ 등은 나란히 11.3%의 지지로 공동 2위에 올랐다. 대학생들은 흥행 등 대외적인 성과보다 이야기가 담고 있는 작품성에 더 주목한 셈이다. 멜로영화로 흥행 기록을 갈아 치운 ‘건축학개론’과 ‘늑대소년’은 9.4%의 지지로 공동 3위였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 참여 대학 동아리:광야에서(경남대)·누에(이화여대)·맑은그림(서울과학기술대)·몽상가들(연세대)·반영(중앙대)·서강영화공통체(서강대)·아리랑영화패(아주대)·프로메테우스(연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