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유승민, 반도체 공장 두고 SNS 설전
李 “기업 팔목 비틀던 사람들엔 그렇게 보일수도”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 新안보 혁신기업 육성 전략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6.26 뉴스1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계획을 둘러싸고 야권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엑스(X·옛 트위터)에 잇달아 글을 올리며 직접 반박에 나섰다.
● 李 “CEO들이 회사 이익 따라 결단한 것”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 28분경 X에 “세상은 흑백만으로 되어 있지 않다. 회색도 빨강 파랑도 있다”며 “국가정책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기업들 팔목 비틀어 강요하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 일도 그렇게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이 일은 정확히 말하면 정부의 용수, 전력, 용지, 인프라, 인력양성, 정주여건 구축 등 기업환경 조성과 공직자들의 설득·요청에 따라 CEO들이 회사에 이익이 된다고 판단해 결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건 직권남용이나 강요 지시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지도나 조성행정”이라며 “대한민국 생존전략이 된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행정 목표 달성을 위해 공직자들이 마땅히 해야 할 책임을 다한 결과이고, 전무후무한 초대규모 지역투자 유치라는 역사적 성과는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정부 최대 성과를 만들어낸 담당 공직자들과 국민과 국가에 유익한 대결단을 해주신 관계 기업인들의 사기를 고려해 자신들의 과거 행위나 경험을 바탕으로 타인도 그럴 것이라 지레짐작하며 비난·비방하지 마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날 밤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3년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공모와 관련한 기사를 공유하며 “2023년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재임 시 국민의힘 정부에서 이미 공식 확인한 일이니 최소한 국민의힘 의원들께서는 호남 반도체 산업 입지에 대해 이상한 말씀 자제해주시기 바란다”고 추가 반박했다.
공유한 기사에는 당시 광주·전남이 산업용수와 전력, 태양광·풍력 기반 RE100 실현 가능성 등에서 최고 점수 평가를 받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발언은 정부가 기업을 압박해 무리하게 호남에 반도체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는 야권의 비판을 정면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 李-유승민 전 의원과 SNS 설전
주말새 이 대통령과 유승민 전 의원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앞서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역균형발전에는 찬성하지만 왜 호남에만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는가”라며 정부의 설명을 요구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27일 오후 5시 36분경 “조금 기다리시면 공식적으로 공개할 것”이라며 “너무 서두르지 마시라”고 답했다.
그리고 이 대통령은 약 1시간 뒤 유 전 의원이 “반도체 공장에 필수적인 전력, 인력, 부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이야기는 한 마디도 안 하고 왜 물만 이야기하느냐”고 말한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반도체산업엔 용수 외에도 전력, 특히 RE100 때문에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수도권은 포화 상태이고 재생에너지가 가장 풍부한 곳이 바로 서남해안”이라며 “지진 없는 안정되고 값싼 용지도 저개발 호남이 최고”라고 덧붙였다.
이에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다시 글을 올려 “반도체 전문가들은 신재생에너지가 풍부하다는 것이 장점이 아니라 치명적인 단점이라고 말한다”며 “24시간 안정적인 전기 공급에는 원자력이 유리한데 왜 원전이 있는 영남을 두고 재생에너지 타령을 하는지 답답하다”고 재반박했다.
앞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삼전닉스 호남 반도체 투자, 이재명 대통령의 직권남용 아닙니까”라며 “대통령에게 사기업에 수백조 원 규모의 투자를 특정 지역에 하라고 할 권한은 단연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와대가 주도해 특정 지역을 점찍어 투자를 요구하는 것은 명백한 직권남용”이라며 “자유시장 경제체제에서 기업의 투자는 철저히 기업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지금 이 대통령과 정책실장의 행태는 직권남용 현행범들의 행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의 언행 하나하나가 결국 법적 단죄로 되돌아올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삼전닉스’ 호남 반도체 공장과 관련 이 대통령은 27일 X에 별도 게시글을 올려 “호남이나 영남이나 수도권만큼 물은 충분하다”며 “세계 1, 2위를 다투는 반도체 첨단기업 삼성과 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에 필수 요소인 용수가 부족한 지역에 검토도 없이 초대규모 공장 설립 계획을 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첨단도시 발전에 필요한 만큼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수자원을 제대로 배치·관리하면 하루 100만톤의 산업용수 공급도 가능한 것으로 검토됐다”며 “정부도 물이 없는 지역에 공장을 짓도록 권유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청와대는 29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참석하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열고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3대 전략산업의 지역 거점별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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