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새권력 中 당대회 개막]당대회 전날부터 이틀간 티베트인 6명 연쇄분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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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통합 가는길 ‘지뢰밭’

중국이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여는 동안 티베트인 거주지에서는 10대 소년들을 포함해 6명이 티베트 독립을 요구하며 연쇄 분신했다.

인도에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 등에 따르면 당대회 전날인 7일 오후 쓰촨(四川) 성 아바(阿패) 현의 한 정부 건물 앞에서 소년 3명이 달라이 라마의 귀환과 티베트의 자유를 요구하며 한꺼번에 분신했다. 도르지(15)라고 알려진 소년은 그 자리에서 숨졌고, 삼덥(16)과 도르지 크얍(16)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저녁 칭하이(靑海) 성 황난(黃南) 티베트족자치주에서는 탐딘 쏘(23)라는 여성이 가족 소유의 목초지에서 분신해 숨졌다. 탐딘 쏘는 다섯 살짜리 아들을 두고 있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날 티베트에서 또 다른 한 명이 몸에 불을 붙였다고 밝혔다. 2008년 티베트 유혈사태 이후 하루에 5명이 분신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티베트 망명정부는 당대회 당일인 8일에도 신원을 알 수 없는 티베트인이 분신했다고 전했다. 망명정부의 딕키 초양 대변인은 “티베트인의 분신은 국제사회에 그들의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기 위한 행위”라며 도움을 호소했다.

한편 8일 새벽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는 30대 여성이 “도둑과 강도들!”이라고 외치며 1인 시위를 벌였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 여성은 관리들의 부패상을 알리기 위해 시위를 한 것으로 추정되며 공안에 의해 바로 끌려갔다. 또 당대회에 참석한 지도층에게 억울함을 전하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20∼30명의 민원인도 경찰차에 실려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틀간 벌어진 이번 사건들은 민족 문제부터 지방정권 부패까지 중국에서 사회불안을 불러올 수 있는 ‘지뢰밭’ 같은 현안이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준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티베트인#연쇄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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