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추석]돈키호테에게 삶을 물어볼까, 배꼽잡는 할머니들을 만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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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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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 공연, 한가위만 같아라

경상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구사하는 박복녀 할머니(오른쪽)와 애교 넘치는 동물들이 등장하는 창작 뮤지컬 ‘식구를 찾아서’. 배꼽 잡게하다가 막판엔 진한 감동까지 안긴다. 스토리피 제공
경상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구사하는 박복녀 할머니(오른쪽)와 애교 넘치는 동물들이 등장하는 창작 뮤지컬 ‘식구를 찾아서’. 배꼽 잡게하다가 막판엔 진한 감동까지 안긴다. 스토리피 제공
추석 연휴를 앞두고 예년에 비해 공연이 차고 넘친다. 공연 풍작이다. 그중에서 특히 추석 연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만한 공연을 추려본다.

창작 뮤지컬 ‘식구를 찾아서’는 홀몸노인, 현대판 고려장 등 무거운 사회 현실을 경쾌하게 풀어놓으면서 막판 짠한 감동까지 길어 올린다. 대구 외곽 그린벨트 내 팔현마을에서 개, 고양이, 닭을 키우며 혼자 사는 박복녀 할머니와 이 집에 불쑥 찾아들게 된 지화자 할머니. 개성 강한 두 할머니 사이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배꼽 잡을 만큼 재미있으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렸다.

율동까지 곁들여 남자 배우들이 연기하는 개 ‘몽’, 고양이 ‘냥’, 닭 ‘꼬’가 공연 도중 펼치는 유머 가득한 가무도 온 가족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10월 3일 공연까지 4장을 한 번에 사면 50% 할인해 준다. 서울 대학로 예술마당 4관. 2만5000∼3만 원. 02-2278-5741

뮤지컬 넘버 ‘이룰 수 없는 꿈’(임파서블 드림)으로 유명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고전인 ‘맨 오브 라만차’는 특히 20, 30대 청년 관객과 부모들이 함께 보면 좋을 뮤지컬이다. 불가능하게 보이는 꿈에 우직하게 도전하는 돈키호테의 이야기는 요즘 특히나 높아진 취업의 벽 앞에 마음 졸이는 청년들에겐 격려와 자극이 될 것 같다.

관객에게 익숙한 돈키호테의 이야기를 작가 세르반테스의 실제 삶과 병치해 극중극 형식으로 풀어내 재미와 감동, 두 마리의 토끼를 함께 잡아낸다. 연기력의 황정민, 관록의 서범석, 가창력의 홍광호가 돈키호테와 이상주의자 세르반테스의 1인 2역을 번갈아 맡는다. 만 13세 이상 관람가. 12월말까지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 6만∼13만 원. 1588-5212

셰익스피어 원작을 한국적 정서와 해학으로 풀어낸 극단 목화의 ‘템페스트’는 유쾌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수작이다. 지난해 한국 연극으로는 처음으로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공식 초청받아 공연했고 그해 국내 최고 권위의 동아연극상 대상과 연출상(오태석)을 받았다.

이탈리아 인근 지중해의 한 섬을 배경으로 한 무대를 신라가 가야를 속국으로 지배하던 5세기 한반도 남해안 섬으로, 주인공인 밀라노 영주 출신의 마법사 프로스페로와 나폴리 왕 알론조를 가락국의 지지왕과 신라의 자비왕으로 바꿔 한국적 정서와 해학으로 풀었다. 이번에 세계 국립극장 페스티벌 국내 초청작으로 공연한다. 10월 7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내 KB청소년하늘극장. 3만 원. 02-2280-4114

올해 국내 공연계 최고의 흥행작인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뮤지컬 ‘위키드’ 호주팀 공연을 아직 보지 못했다면 이번 연휴를 놓치지 말자. 10월 7일 내한공연을 마치기 때문. 영화와 책으로 잘 알려진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착한 ‘남쪽 마녀’와 나쁜 ‘서쪽 마녀’의 이야기를 뒤집어 풀어냈다. 두 마녀의 탄생 비화, 엇갈린 우정과 사랑 이야기가 환상적인 무대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주역을 맡은 호주 여배우 제마 릭스(28·나쁜 마녀 앨파바 역)와 수지 매더스(28·착한 마녀 글린다 역)의 가창력과 연기가 빼어나다. 뮤지컬 넘버들은 발랄하고 경쾌하다. 학생에게는 티켓 가격을 20% 할인해 준다.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5만∼16만 원. 1577-3363

◎ 국악, 전통놀이


한가위 아리랑 달빛 다양한 종류의 아리랑 15곡을 만나는 ‘아리랑 달빛’, 판굿, 버나(대접) 돌리기, 살판(땅재주), 무동놀이 등으로 야외에서 꾸미는 연희 난장 ‘한가위 달빛’으로 나뉘어 펼쳐진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을 주축으로 국립국악원 유소년 예술단 ‘푸르미르’, 칸타레 싱어스 합창단 등 100여 명이 출연한다. 공연 시작 1시간 전부터 널뛰기, 투호, 제기차기, 팽이치기 등 체험 행사와 송편을 맛볼 수 있다. 30일, 10월 1일 오후 4시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 및 야외마당. 1만 원. 02-580-3300

글로벌 추석 대축제 정동극장 쌈지마당에서 한중일 전통문화 체험과 ‘추석 달맞이 야외 마당 장구 공연’ 등이 펼쳐진다. 27일은 중국 민속의상을 체험하고 경극배우가 직접 페이스페인팅을 해주며, 중국 전통음식인 월병도 맛볼 수 있다. 28일은 일본 전통 의상을 체험한다. 29일 오후 7시에는 정동극장 예술단 사물 배우들이 장구 치는 법을 알려준 뒤 관객들과 신명나게 어우러진다. 장구 공연은 선착순 50명 한정이며, 전화로 예약해야 한다. 02-751-1500

마당극 ‘운상의 인연’ 남녀의 인연을 점지하는 월하노인의 실수로 네 명의 인연이 바뀌는 데서 극이 시작한다. 얽히고설킨 넷은 혼례를 치르기 전날까지 한바탕 소동에 휩쓸리고 월하노인은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기 위해 애를 쓴다는 줄거리. 판소리 형식의 노랫말로 편하게 즐길 수 있다. 부채춤, 오고무, 강강술래, 풍물놀이도 흥겹다. 10월 1, 3일 오후 4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 밀레니엄 광장. 02-3211-2604
◎ 클래식

대한민국국제음악제-합창페스티벌 한가위의 끝자락을 풍성한 합창으로 가득 채운다. 국내외 아마추어 합창단과 올해 국제음악제를 위해 뭉친 KIMF 합창단, KIMF 오케스트라가 무대에 선다. 베르디의 ‘공주는 잠 못 이루고’, 민요 메들리, 가요 ‘서른 즈음에’ ‘고래사냥’ ‘아름다운 강산’ 등을 들려준다. 10월 2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만∼5만 원. 02-2655-3060

진우경 피아노 독주회 서울대 음대, 베를린 국립음대를 마친 피아니스트 진우경의 리사이틀. 스카를라티 피아노 소나타 g단조 작품 450, d단조 작품 9, E장조 작품 20을 비롯해 브람스, 드뷔시, 리스트의 작품으로 레퍼토리를 꾸몄다. 10월 2일 오후 7시 반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2만 원. 02-717-7012
◎ 연극, 뮤지컬

메노포즈 폐경기를 맞은 중년 여성들의 고민을 유쾌하고 코믹하게 그린 미국 오프브로드웨이 뮤지컬. 이원종 연출. ‘전업주부’에 노사연 태국희, ‘전문직 여성’에 이은하 이미라, ‘한물간 연속극 배우’에 이윤표 추정화, ‘웰빙 주부’로 유보영 장이주가 번갈아 출연한다. 10월 28일까지 서울 영등포동 타임스퀘어 CGV 팝아트홀. 4만∼8만 원. 02-744-4334

아워 타운 20세기 초 미국 동북부 작은 마을을 무대로 우리네 삶이 결국 죽음을 위한 연습임을 일깨우며 일상과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다. 미국 작가 손턴 와일더의 잔잔한 일상극을 인간본성의 심연을 천착해온 연출가 한태숙 씨가 새롭게 풀어낸다. 서이숙 박용수 김세동 박윤희 정운선 출연. 10월 14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 2만∼5만 원. 1644-2003

꽃이다 향가 ‘헌화가’에 얽혀 소개되는 신라를 대표하는 절세미인 수로부인 설화를 연극적 상상력으로 풀었다. 국립극단의 ‘삼국유사 프로젝트’의 두 번째 작품. 홍원기 작. 박정희 연출. 여신동 무대디자인. 정재진 이용이 서영화 이서림 이승훈 김정호 유병훈 호산 출연. 10월 7일까지 서울 서계동 백성희장민호 극장. 3만 원. 1688-5966

여행 뿔뿔이 흩어져 살았던 50대 고향 친구들이 죽은 친구의 문상을 가기 위해 오랜만에 다시 모이는데…. 2007년 작고한 윤영선 작가의 대표작으로 가족과 친구의 소중함을 어른스럽게 일깨워준다. 이성열 연출. 장성익 임진순 이해성 박수영 강일 정만식 김민선 출연. 10월 7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2만5000∼4만 원. 02-580-1300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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