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2012 4·11총선 이후]親李는 흩어져도 非朴은 살아있다

동아일보 입력 2012-04-13 03:00수정 2012-04-13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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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총선 결과에서 드러난 새누리당 계파별 성적표는 친이(친이명박)계 몰락과 친박(친박근혜)계 약진으로 정리될 수 있다. 4년 전 공천에서 홀대를 받았던 친박계는 이번 선거를 통해 중심세력으로 부상한 반면 18대 국회 최대 정치세력이었던 친이계는 4년 만에 소멸되는 운명을 맞았다. 여권 내에서 과반 의석 확보로 위기의 새누리당을 구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세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비박(非朴·비박근혜) 대선주자들의 암중모색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 친이계 몰락…전당대회 출마 ‘글쎄’


친이계는 이번 총선에서 사실상 계파가 해체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들의 나락은 공천에서 이미 시작됐다. 이재오 의원의 핵심 측근이었던 진수희 권택기 의원과 안경률 장광근 신지호 진성호 의원 등이 대거 공천에서 탈락했다.

전재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박선규 전 청와대 대변인은 공천을 받았지만 낙선했고,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던 박형준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도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서울 동대문을에 출마했던 홍준표 전 대표도 고배를 들었고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전북 전주 완산을에서 낙선했다. 김연광 전 대통령정무비서관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그나마 이병석 심재철 정병국 이군현 의원과 친이 직계인 김영우 조해진 의원 등이 당선되면서 친이계의 명맥을 이었다. 이명박 정부 인사 중에는 대통령정책실장을 지낸 윤진식 의원과 대통령법무비서관을 지낸 권성동 의원, 김희정 전 청와대 대변인 정도만 생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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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계는 당장 5월로 예상되는 조기 전당대회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새 지도부에 입성해야 당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당 주류인 친박계에 비하면 세력이 미미해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병석 심재철 이군현 의원 등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아예 후보자 등록을 하지 말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의원은 “계파 차원에서 후보를 지원했다가 최고위원에도 선출되지 못하면 세력이 없다는 사실만 재확인하는 우스운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면서 “18대 국회 임기가 5월 29일인 만큼 막판에 단결해 전당대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법도 있지만 낙천·낙선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고 토로했다.

○ 비박 ‘정권 재창출’ 연대 모색


당내 기반이 많이 약화된 상황이긴 하지만 이재오 의원과 정몽준 전 대표가 비박 진영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문수 경기지사도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들 3인방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이들이 ‘정권 재창출’을 명분으로 정치적 연대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라면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명분을 내세운 뒤 박 위원장의 대세론에 대비해 모종의 준비를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들은 서로 정치적 교류를 하면서 입지 확대를 모색하고 경남지사를 지낸 김태호 의원과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과 접촉면을 넓히면서 대선후보 경선의 큰 방향을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도 교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박 위원장이 총선 승리로 대선주자로서의 위상을 더욱 확고하게 굳힌 터라 비박 진영이 곧바로 행동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형국이다. 이재오 의원의 한 측근 인사는 “정권 2인자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이재오식 정치를 위한 ‘홀로서기’에 나설 것”이라면서도 “당장 정치의 전면에 나서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친이계의 몰락으로 이 의원의 당내 입지는 크게 위축된 상태로 19대 국회가 개원하더라도 당내 현안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없는 상황이다.

정몽준 전 대표는 당내 지지기반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대표는 대중적 인지도는 높지만 당내 기반이 취약한 것이 약점으로 꼽혀왔다. 실제 당내에선 안효대 의원 정도만 이번 총선에서 살아 돌아왔기 때문에 다른 비박 진영 의원들과의 연대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박 위원장과의 차별화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번 공천 과정에서 박 위원장을 향해 “새누리당이 특정인을 위해 당의 권력을 사유화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한 측근 인사는 “서울에서 7선 고지에 오르며 차기 대선 주자로서의 역량을 발휘했다”면서 “통일 분야 등에서 차별화된 정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신중 모드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의 행보와 대선을 앞둔 야권의 움직임 등을 지켜보면서 정권 재창출을 위한 진로를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향후 상황 변화에 따라 수도권의 유일한 광역단체장인 김 지사가 비박 진영의 핵심 축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 비박(비박근혜)계 인사들 ::


◇비박 핵심
정몽준 이재오 김태호(이상 19대 국회의원 당선자)
김문수(경기지사) 정운찬(원외)

◇비박 인사
정의화 심재철 이병석 정병국 이군현 주호영 권성동 김영우 김용태 윤진식 조해진 김희정 (이상 19대 국회의원 당선자)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4·11총선#새누리당#이명박#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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