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스스로 힙합돌’ M.I.B “숙소도 우리가 부동산 다니며 정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5일 10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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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조 힙합그룹 M.I.B. 왼쪽부터 오직, 강남, 심스, 크림. 정글엔터테인먼트 제공
4인조 힙합그룹 M.I.B. 왼쪽부터 오직, 강남, 심스, 크림. 정글엔터테인먼트 제공

"휴대폰도 편히 쓰고, 연애도 괜찮아요. 오히려 왜 여자친구 없느냐고 하셨죠." (오직)
"그래도 소개는 시키라고 했어요. (웃음)" (심스)

아이돌 춘추전국 시대인 2011년 가요계. '엄청나게 대단한 녀석들(Most Incredible Busters)', 아니 '좀 색다른 녀석들'이 나타났다. 바로 4인조 힙합그룹 M.I.B(오직, 강남, 크림, 심스)다.

"타이거JK와 윤미래를 처음 봤을 때, 범접할 수 없는 힙합의 오로라(심스)"를 느꼈다는 이들은 오래전부터 힙합을 동경해오다가 타이거JK, 리쌍, 정인 등이 소속된 힙합 레이블 정글엔터테인먼트에 문을 두드렸다.

'오직' 정글엔터테인먼트만 바라봤다는 리더 오직(본명 김한길·23), 일본서 밴드 활동을 하던 강남(본명 나메카와 야스오·24), 지인의 추천으로 '운명처럼' 오디션을 본 크림(김기석·21), 오디션 6번째에 정장입고 와 붙었다는 심스(본명 심정수·20). 네 남자는 'M.I.B'로 뭉쳐 지난 1년 동안 365일 음반 작업에만 매달려 정규 1집 '모스트 인크레더블 버스터즈(Most Incredible Busters)'를 내놨다.

미니앨범이나 싱글을 선호하는 요즘 추세와 비교할 때 신인의 정규앨범은 파격적인 행보. M.I.B는 그만큼 패기와 음악적 자신감이 대단하다. 지난달 첫 쇼케이스에선 "아이돌이 아니라 아티스트가 되겠다"고 선전포고까지 했다.

앨범 준비 과정에 대해 물어보니, '일본 대표 미남' 기무라 타쿠야를 닮은 보컬 강남이 또박또박한 한국어 발음으로 연습생 시절을 들려줬다.

"곡 받으면 4명이 모여서 2시간, 3시간 곡에 대해 이야기해요. 밤을 새는 날도 있어요. 그렇게 주제를 정하고 구성을 하고 가사를 써요. 프로듀싱까지 저희가 했어요.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재미있었어요."

M.I.B의 차별 점은 여기에 있다. 아이돌의 외형을 갖췄지만 각자의 개성이 살아있는 '자립형 힙합돌'이라는 점. 소속사는 그들이 원하는 스타일대로, 즉 M.I.B의 색이 묻어나는 앨범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줬다. 사생활도 마찬가지다. 휴대폰 압수나 비밀 연애는 없다.

"숙소도 저희가 직접 부동산을 다니며 알아봤어요. 계약이요? 물론 그땐 사무실 분들이 해주셨죠."(심스)

M.I.B가 지난달 열린 쇼케이스 무대에서 타이틀곡 ‘G.D.M’을 부르고 있다. 정글엔터테인먼트 제공
M.I.B가 지난달 열린 쇼케이스 무대에서 타이틀곡 ‘G.D.M’을 부르고 있다. 정글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요계의 '열린 교육'에 맏형 강남은 "자유로운 분위기지만 서로에 대한 책임감을 항상 느낀다"고 한마디 덧붙여 정점을 찍었다.

이런 M.I.B 특유의 '프리스타일'은 소속사부터 그들을 아티스트로 인정해 가능한 일이었다. 리쌍(길, 개리)이나 윤미래-타이거JK 등 쟁쟁한 선배들의 후광을 앨범 준비나 홍보에 쓸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소속사 선배들은 데뷔 임박해서 자주 뵈었어요. 위닝(축구 게임)도 같이 하고. 개리 형님이 '기죽지마'라고 짧고 굵게 한마디 해주셨는데 감동이었죠." (오직)
"길 형님은 여유를 가지라고 하셨어요. 무대 위에서 딴 생각해도 될 만큼 숙련된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었는데, 큰 도움이 됐죠!" (크림)

신인 아이돌이라면 으레 일렬로 서 구호 외치듯 인사하지만 M.I.B는 자연스레, 또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 무대에서도 그렇다. M.I.B는 틀에 박힌 모습보다는 관객과 호흡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첫 데뷔 무대요? 기분 좋은 설렘이었어요. 3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몰라요."(오직)
"전 흥분했었나 봐요. 기분이 좋아 소리도 더 내질렀어요." (강남)

M.I.B는 데뷔곡 'G.D.M'으로 활동한지 한달도 안됐지만, 힙합이란 공통분모 때문에 빅뱅과 종종 비교된다. '실력파'라는 콘셉트와 솔로 활동의 여지를 열어둔 것도 닮았다. 오직은 겸손하면서 소신 있는 답을 내놨다.

"잘 나가는 선배들과 비교해주셔서 저희야 좋죠. 고마운 선배들이에요. 하지만 저희는 힙합 안에서도 또 다른 스타일을 추구하니까 각자의 길을 간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떻게 성장하고 싶으냐고 물었더니 벌써 멀리 3집을 내다본 답이 돌아왔다.

"항상 진보하는 팀이 되고 싶어요. 2, 3집 때는 아무도 해보지 않은 새로운 가사나 콘셉트를 시도할래요."(크림)

"4명이 뭉쳤을 때 나오는 음악을 하는, 우리 색이 뚜렷한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그 색이 어떤 색이냐고요? 검은색 바탕에 무지개가 있는? 그 무지개는 본연의 색깔을 유지하고 있어야 해요. M.I.B처럼"(오직)

동아닷컴 김윤지 기자 jayla3017@donga.com 
사진제공 정글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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