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집중분석]‘시크릿’ 휴대전화 NO! 성공위해 구속마저 즐기는 그녀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8일 13시 57분


“god 선배들이 롤 모델” 국민 걸 그룹이 되고 싶어

\'시크릿\' 멤버들은 “god 선배들이 롤 모델” 이라며 “국민 걸 그룹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왼쪽부터 지은, 효성, 선화, 징거. 박영대기자 sannae@donga.com
\'시크릿\' 멤버들은 “god 선배들이 롤 모델” 이라며 “국민 걸 그룹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왼쪽부터 지은, 효성, 선화, 징거. 박영대기자 sannae@donga.com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연습실. "안녕하세요!" 밝은 얼굴로 시크릿 네 멤버가 다가와 인사를 한다. 약속 시간에서 1분도 늦지 않고 나타난 시크릿. 잘 나가는 연예인치고는 조금 의외였다.

예쁘장한 미모만큼 까다로운 모습을 예상했는데 뜻밖에 털털하다. 전날 밤샘 작업 탓에 피곤해 보였지만 시종일관 '방실'거리는 모습이 시선을 끌었다.

2009년 '아이 원츄 백(I Want You Back)' 으로 데뷔한 시크릿은 지난 해 '매직(Magic)'에 이어 '마돈나(Madonna)'까지 연타석 홈런을 치며 무섭게 성장했다.

앞선 노래들에선 신나고 파워 풀한 리듬 속에서 섹시함을 추구하더니, 1월 발표한 미니앨범에서 '샤이보이'에선 뮤지컬 '그리스'를 연상시키는 퍼포먼스와 멤버들의 깜찍한 파스텔 톤 복고풍 의상이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왔다.

무대 위에서 깜찍한 표정으로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던 그들은 인터뷰 내내도 시종일관 생글생글 웃었다. 단숨에 '샤이보이'로 음반 차트 1위까지 해낸 그들의 감성 스토리를 들어봤다.

▶"시크릿? 시크릿이 누구야?" 아무도 몰라주던 그 시절 그 후

하루에 10시간 이상 연습은 기본. 혹독한 시간을 견디다 못해 도망칠 궁리까지 했었던 시절. 그들의 발을 잡았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아직은 앳된 얼굴이지만, 기자를 바라보는 초롱초롱한 눈이 그들의 성공에 대한 열망을 말해줬다.

-반지하 방에서 지상으로 올라왔어요. 정상 탈환 후 달라진 점은 뭔가요?

"저희들이 처음 만나서 데뷔 전 반 지하 방에 함께 살며 연습하는 동안 너무 혹독하게 준비를 했죠. 기합도 받고 너무 힘들어서 4명이 모여서 '도망칠까? 내일 꼭 도망치자'고 했다. 그런데 항상 소속사 (원근연) 이사님 전화를 받고 다시 돌아오곤 했어요." (선화)

"데뷔 초에는 자신감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이제 세 곡이 사랑을 받고 나니까 개개인도 그렇고 시크릿 자체도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요. 대중들 앞에 섰을 때나 예능, 라디오 나갔을 때도 자신감이 많이 늘어서 그런 모습에 대중도 더 사랑을 주는 것 같아요." (징거)

- 지금도 합숙하고 있는 건가요? 숙소 생활이 힘들지는 않나요?

"초기에는 20년 이상 따로 살다온 아이들이 뭉쳐 살다 보니까 서로 맞춰야 할 것들도 많았어요. 하지만 이제는 반 지하 숙소에서 오랜 시간 복닥거리며 살다보니, 가족보다 더 살가운 사이가 됐죠." (징거)

- 그럼 하루 연습시간은?

"음반이 나오기 전에는 하루에 서 너 시간도 못자고 10시간 넘게 연습을 해요. 활동 후에는 아무리 바빠도 단 한 시간, 단 4분이라도 맞춰보려고 해요."(징거)

- 데뷔 초기에는 남들이 알아봐 주길 바라지 않았나요?

"데뷔 초에요? 그런 것도 있었죠. 그땐 저희가 대중성도 없고 편의점 갈 때 우릴 알아보나 두리번거리게 되고. (웃음) 알아봐 주길 바랐어요." (선화)

"뿔테 안경 사러갔는데 '어 아가씨? 세바퀴에서 봤는데 한선, 누구지 맞는데?'하고 손님이 물었어요. 부끄러워서 '저, 아닌데요.' 하고 돌아섰지만 속으론 기분 좋았어요." (선화)

- 초창기에 선화 씨 혼자 활동을 많이 했는데 멤버들은 시기나 질투를 하지 않았는지?

"부럽기는 했어요, 하지만 누구한테나 기회가 돌아오리라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땐 선화도 많이 힘들었어요. 일주일 내내 혼자 스케줄이 있고 저희는 잠도 잘 자고 매직 준비 할 때는 밤샘 연습도 많이 했는데, 선화는 밤새고 다른 스케줄을 가야해서 굉장히 힘들었을 텐데…. 그래도 그런 내색을 안했어요. 고마웠어요." (지은, 징거)

- 그럼 선화 씨는 혼자 활동하면서 어떤 마음이었어요?

"저는 책임감이 컸어요. 그 땐 저희가 알려지지도 않았고 노래도 사람들이 모르는 정말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었어요.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서 '안녕하세요, 시크릿 선화입니다!'라고 하면 '시크릿이 누구야?', '노래 한 번 불러봐, 이게 무슨 노래지?' 하는 거예요. 그런 게 많았기 때문에 '아 우리가 애쓰면서 빨리 이름을 알려야 겠구나' 해서 예능 하나하나 나갈 때 마다 소홀히 나갔던 적이 없었어요. (선화)

- 그럼 선화 씨에겐 '청춘불패'(KBS2)가 그런 도화선이 되었겠네요?

"네. 청춘불패에서는 정말 경험도 많이 쌓고 남들이 보기에는 고생인데 저는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학교처럼 편하게 생활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함께 출연한 멤버들과는) 휴대전화가 없어서 개인적으로 오가는 연락은 없지만 방송국에서 만나면 제일 가깝고 가족 같은 친구들 같아요. 그분들이 있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잖아요. 참 고마운 사람들이죠." (선화)

- '선화=백치미' 라는 공식을 얻었는데 어떻게 생각해요?

"솔직히 말하면 걸 그룹인데 예쁘고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고 싶죠. 저도 여자인데요.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후회가 없는 게, '백치'라는 캐릭터 말고 다른 캐릭터로 잡아서 했다면 지금만큼 못 올라와 있을 것 같아요 그 캐릭터가 있었기에 지금만큼 올라왔고 더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 같아서 좋아요."(선화)

"선화는 원래도 (백치미가) 있긴 있어요. (웃음) 그런데 그게 전부는 아닌데 그게 너무 선화의 전부처럼 보여서 안타깝긴 해요." (효성)

1월 발표한 미니앨범 ‘샤이보이’로 활동중인 시크릿. 박영대기자 sannae@donga.com
1월 발표한 미니앨범 ‘샤이보이’로 활동중인 시크릿. 박영대기자 sannae@donga.com

▶갈수록 예뻐지는 시크릿…비결은 무엇일까

- 선화 씨는 성형했다고 인정했는데 후회는 없나요?

"저는 데뷔하기 전부터 케이블 방송에도 나오고 슈퍼스타 서바이벌 등으로 얼굴이 알려졌었기 때문에 대중들이 저의 성장과정을 알고 있었죠. 그런 상황에서 '저 아니에요' 발뺌했다면 대중들에게 다가가기가 어려웠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택한 거예요. 대중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가는 친근하게. 후회는 없어요." (선화)

- 아이돌 계 '비욘세' 징거 씨는 최근 부쩍 예뻐진 외모와 몸매로 연일 화제에요. 다이어트 비법이 있나요?

"제가 좀 데뷔를 하고 나서 갑자기 살이 너무 쪘어요.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안 그래도 주목도 못 받는데 살이 찌니까 악플에 많이 시달렸고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그때 예뻐져야 시크릿도 사랑을 받는 것을 깨닫고 다이어트를 열심히 했죠. '비욘세'라는 별명은 사실 처음에는 콤플렉스였어요. 하체가 너무 튼튼해서 얻은 별명이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게 계기가 돼서 이만큼 관심을 받고 있는 거라 감사해요."(징거)

- 효성 씨는 글래머러스한 몸매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데 본인도 자신이 글래머라고 생각하는가요?

"삐쩍 마른 몸 보다는 건강한 몸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라서 전 제 몸매에 만족하고 있어요. 부모님께 감사할 따름이죠." (효성)

▶"휴대전화가 없어서 남자 아이돌도 대시 안 해"

남자 아이돌에게 대시를 받아본 경험은 있는지를 물었다. 사생활 질문이라서 그런지 말을 하다 얼버무렸다.

"한 번도 없어요. 휴대전화가 없어 사생활이 존재하질 않아요. 그러다 보니까 다른 그룹하고 연락을 할 수 없어요. 예능 나갔을 때 그 때 마주쳐서 인사하는 것 빼고는…."(징거)

"이미 저희가 휴대전화가 없는 걸 알아요. 남자 아이돌 친구들을 만나면 '번호가 뭐야?' 이렇게 물어봐야 하는데 '휴대전화 없다며?' 이러고 말아요." (선화)

"식구들 생각 날 때는 매니저 오빠 전화로" (일동 모두)

휴대전화도 없이 숙소 단체 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들은 그런 구속 아닌 구속마저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큰 미래, 더욱 멋지게 자신들의 날개를 펼칠 그 언젠가를 기다린다며 웃었다.

- 시크릿에게 '샤이 보이'란? 서로 각자 이상형은?

"전 원래 '꽃미남' 스타일 좋아하는데 성격은 너무 어리지 않고 어른스럽고, 저만 좋아했으면 좋겠어요. (효성)

"저는 외적인 이상형 보다는 내적으로 밝고 긍정적인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지은)

"남자다운 사람이 좋아요. 저를 다스릴 수 있는 사람." (징거)

"자기 일 열심히 하는 사람." (선화)

- 가수라는 직업에 대해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요?

"저는 반대를 굉장히 많이 하셨었어요. 고1 때부터 노래를 시작했었는데 연습생이 아니라 홍대에서 밴드로 시작했어요. 그 때도 걱정을 많이 하셔서 학원 다니다는 등 거짓말로 다녔었죠. 그러다 연습생으로 들어가기 직전 밴드 마지막 공연에 부모님을 초대했어요. 그때 허락을 받았어요." (지은)

- 요즘 최고 화제의 드라마였던 '시크릿 가든' 덕분에 검색어 순위에서 덕을 봤는데, 시크릿에게 시크릿 가든 이란?

"저희 정말 시크릿 가든 팬이었거든요. 고마웠던 점도 있고 미웠던 점도 있어요. 한창 컴백 초창기 때 시크릿 가든 때문에 기사가 10페이지 이상이 밀리는 거예요. 살짝 원망도 했지만, 워낙 시크릿 가든이 재미있고 또 효성 언니가 김주원(현빈 분)에 빠져 있어서 미워할 수 없었죠." (지은)

"아!!!!!!!!!!! 너무 좋아요~ 주원 씨가 길라임(하지원 분) 씨에게 하듯, 제게도 그 말 한마디만 해줬으면 좋겠어요. '효성인 언제부터 몇 살 때부터 그렇게 예뻤나?'" (효성)

- 최근에는 미쓰에이 수지 양이 벙송에서 선배 시크릿을 신인이라고 소개하는 실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크게 웃으며) 아 이거 이슈 되겠다 싶었어요. 오히려 고마웠어요." (이구동성)

"그 상황을 이해하겠는 것이 그날 수지양이 드라마 촬영하고 바로 왔다고 하더라고요. 피곤한 상태였을 텐데 MC까지 생방송으로 보니까 멘트가 꼬이는 실수는 당연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설마 의도적인 건 아니었겠죠? (웃음) 말해놓고 자기도 '어 아닌데' 하고 고쳤던 거 같던데."(효성)

- 소속사와 갈등 중인 카라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전 쥬얼리 멤버의 '서인영 왕따설' 처럼 종종 걸 그룹 왕따설이 도는데, 시크릿은 팀 내 불화는 없었나요?

"(카라나 주얼리는) 다들 외부에선 잘 모르는 사정이 있을 테고…. 기사 하나로 그들을 판단하기엔 저희가 아는 게 없고 많은 일들이 있었을 거예요. 사실을 모르니까 이러쿵저러쿵 얘기하기도 어려워요." (지은)

"그리고 왕따요? 저흰 그런 거 없어요." (이구동성)

"다들 참는 성격이거나 맞춰가는 조용한 성격들이어서 큰소리 나는 걸 서로 싫어해요. 큰소리 날 만큼 잘못을 저지르거나 기분 상하게 하는 일은 절대 안 만들지 않거든요." (징거)

1월 발표한 미니앨범 ‘샤이보이’로 활동중인 시크릿. 박영대기자 sannae@donga.com
1월 발표한 미니앨범 ‘샤이보이’로 활동중인 시크릿. 박영대기자 sannae@donga.com

▶"최고가 되고나면…한 번쯤" 그들만의 행복한 상상

- 가수로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데, 지금 탐나는 CF가 있다면? 이번 기회에 해보고 싶은 광고를 말해 봐요.

"가전제품? 저희는 그룹이다 보니까 휴대전화나 에어컨이요. 아 에어컨은 아직 아닌 거 같아요. 김연아 씨가….(웃음). 선화는 화장품 광고가 그렇게 찍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징거)

- 아이돌의 연기자 변신을 보면서 본인들도 도전해 보고 싶은가요?

"지금은 큰 역할보다는 작은 역할 하면서 경험을 좀 쌓은 후에 나중에 해보고 싶어요." (선화)

"가수로서의 능력을 인정 못 받은 상태에서 특히나 아이돌이 연기에 섣불리 도전하면 사람들한테 반감을 사기 쉬운 것 같아요. 일단은 본업에 충실하고 많이 내공이 쌓이고 자신감이 생겼을 때 그때 하는 게 맞는 거 같다고 생각해요."(지은)

- 대중들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과 롤 모델이 있다면?

"가수가 제일 듣기 좋은 말은 실력이 좋다는 말인 것 같아요. 라이브 돌이나 실력 돌? 뭐 이런 것을 들었을 때가 기분이 제일 좋아요." (징거)

"저희는 데뷔 초부터 god 선배님들이 롤 모델이었거든요. 국민 아이돌. 무대 위에서는 노래나 퍼포먼스로 감동을 드리고 무대 밖에서는 예능 같은 곳에선 편안하고 국민적이고 여동생처럼 다가갈 수 있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효성)

- 마지막으로 앞으로 있을 계획이나 해외진출 이야기나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해요.

"일단 '샤이보이'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요. 저희가 지금 계획되어 있는 스케줄이 여러 개 있어요. 올해는 쉬지 않고 새로운 모습 많이 보여드릴 것 같아요. 기대 많이 해주세요. 팬 한 분 한 분 감사해요. 고마움 잊지 않고 좋은 노래로 보답하는 게 저희가 할 일인 것 같아요." (징거)

"변함없이 사랑해주시고 믿어주셔서 감사하고요. 기대하시는 것만큼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테니까 다른데 가지 마시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선화)

"귀여운 콘셉트에 적응을 빨리 해주셔서 감사드리고. 저희가 준비하고 연습하고 있는 게 많으니까 기대 많이 하셔도 될 것 같아요." (지은)

"우선 해외 진출 문제는 한국에서 먼저 자리를 잡고 가는 게 맞는 거라고 생각해요. 최근에 '시크릿은 민요를 해도 될 것 같다'라는 댓글을 보고 기뻤어요. 저희가 변하는 걸 지켜봐 주시면 좋겠어요." (효성)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동아닷컴 박영욱 기자 pyw0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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