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의장성명 이후]北 압박하려던 韓美 서해훈련, 中 “NO”에 밀려 표류하나

동아일보 입력 2010-07-12 03:00수정 2010-07-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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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해-남해로 변경 검토, 왜

“中거센 반발 무시하면서 美中갈등 일으킬 필요 없어”
훈련 규모도 축소될 가능성 美핵항모 참가 여부 불투명
한국과 미국이 서해에서 실시하려던 연합 해상훈련 장소를 동해나 남해로 바꿀 것을 검토하는 것은 중국의 거센 반발을 무시하면서 미중 갈등의 파장을 일으킬 필요가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그동안 천안함 사건을 일으킨 북한에 대한 경고성 무력시위가 필요하다고 수차례 강조해 왔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15일 “(한미 연합훈련의) 첫 훈련은 서해에서 할 것”이라고 밝힌 이래 정부와 군 당국은 몇 차례나 일정을 연기하면서도 서해에서의 한미 연합훈련을 반드시 실시한다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중국은 자국 영해에 인접한 서해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이 실시되는 것에 강력하게 반발해왔다. 중국 외교부는 8일 “외국 군함의 황해(서해) 진입을 결연히 반대한다”며 공개적으로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했다. 이에 앞서 5일에는 중국 인민해방군 고위 관계자가 “미국 항공모함이 황해에 들어오면 살아있는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로서도 기존 방침만을 고집할 수는 없게 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을 겨냥해 천안함 공격을 규탄하는 의장성명이 채택된 상황에서 주변 강대국과 갈등을 야기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목소리가 정부 내에서도 나왔다. 북한이 발 빠르게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제안하면서 한국만 강경한 대북 기조를 유지하기 어려운 기류도 조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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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정부는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전술적 대북 압박 접근법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초점은 한미 연합훈련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실시하느냐로 모아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 양국이 장소와 날짜, 병력 등에 대해 협의하는 것으로 안다”며 “아직은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해가 아닌 다른 곳으로 변경될 경우 남해에서의 훈련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적어도 북한과 접경지역 또는 경계수역 인근에서 벌어져야 하기 때문에 동해가 오히려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훈련 규모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그동안 미 7함대 소속 항공모함 조지워싱턴이 참가할 것이라고 밝혀왔지만 11일 “항모 참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이 바뀌었다. 각각 별도로 실시하려던 한미 연합 해상훈련과 대잠수함 훈련을 동시에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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