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넘어지고 삐고 헤지고 닳고…고장 난 관절, 수술 없이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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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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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혈액 이용해 연골 재생시키고 부작용 없는 ‘PRP 요법’… 관절염, 인대손상, 힘줄파열, 오십견 등 수술 없이 치료 가능해



‘넘어지고 삐고 헤지고 닳고….’

관절은 여러모로 수난을 겪는다. 다치지 않아도 언젠가는 손상된다. 평생 사용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손상되거나 한번 닳아 없어진 관절연골은 복원되지 않는다는 것. 심하게 손상됐을 땐 불가피하게 인공관절 대체 수술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어떤 병에 걸렸든 수술만은 피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 특히 증상의 정도가 비교적 경미하다면 비수술적 치료법을 택하기 마련이다.

최근 손상된 관절연골을 수술하지 않고 치료하는 ‘혈소판 풍부 혈장(PRP)’ 주사요법이 각광받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PRP 요법은 자신의 피를 이용해 연골을 재생시키는 신개념 치료법이다. 어깨, 팔꿈치, 손목, 무릎, 발목 등 관절이 있는 모든 부위에 시술받을 수 있고 시술 과정이 간편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 시술법은 관절전문병원인 연세사랑병원이 지난해 9월 정형외과 영역에 도입하면서 점차 대중화됐다. 연세사랑병원은 같은 해 세포치료센터를 설립해 PRP 요법을 연구·발전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초·중기 관절염, 내 피로 다스린다!

“나이도 젊은데 수술을 받아야 하나 걱정이에요.”

초기 퇴행관절염 진단을 받은 이정화 씨(42·여). 수술은 두렵고,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를 받으면 치료시기를 놓쳐 증상이 악화될까봐 고민이다.

연세사랑병원 연골재생·세포치료센터 박영식 원장은 “PRP 요법은 연골손상이 심하지 않은 초·중기 관절염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법”이라면서 “인공관절 수술을 하기엔 시기가 너무 빠르거나 나이가 많아 수술이 부담스러운 환자에게도 유용하다”고 말했다.

PRP는 혈액에서 혈소판만을 분리해 5배 이상 농축한 것을 말한다. 혈소판에는 세포증식, 콜라겐 생성, 상피세포 성장촉진, 신생혈관 재생 등 능력을 가진 ‘성장인자’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박 원장은 “성장인자가 관절에 주입되면 연골세포를 자극하고 활성화해 연골을 재생시킨다”면서 “연골손상을 막고 연골을 강하게 만드는 효과도 있어 퇴행관절염이 악화되는 것도 막는다”고 설명했다.

PRP 요법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환자의 혈액을 채혈한 뒤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혈소판만을 분리한다. 이후 특수 키트를 이용해 처리하면 농축된 PRP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얻어진 PRP는 환자의 통증이 있는 관절부위에 주입된다.

박 원장은 “PRP 분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려면 원심분리기를 돌리는 시간과 속도를 잘 조절해야 한다”면서 “신선하고 건강한 성장인자를 얻기 위해서 채혈에서 주입까지 모두 40분 이내로 신속하게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 인대손상, 힘줄파열, 오십견 등 폭넓게 사용


“한번 삐끗했을 뿐인데 통증이 가시지 않아서 고생이 심했어요.”

직장인 김훈석 씨(33)는 얼마 전 운동을 하다가 어깨를 다쳤다. 파스도 붙이고 찜질도 했지만 소용없었다는 김 씨. 결국 병원을 찾아 인대손상 진단을 받았다.

PRP 요법은 테니스, 스키 등 과도한 스포츠를 즐기다 인대가 손상되거나 연골이 찢어지는 증상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

연세사랑병원 연골재생·세포치료센터 조승배 소장은 “혈소판의 성장인자는 탁월한 상처치유 능력을 갖고 있다”면서 “5배 농축된 성장인자를 주입하면 인대손상이 치유되는 시간을 절반 이하로 단축시킨다”고 설명했다.

PRP는 찢어진 연골을 봉합하는 수술의 마무리 과정에서도 사용된다. 봉합부위에 PRP를 뿌려주면 상처가 아무는 기간을 단축시켜 회복기간도 짧아진다.

조 소장은 “PRP는 팔꿈치의 만성 염증인 테니스 엘보, 골프 엘보, 어깨 힘줄인 회전근개의 부분파열 및 손상, 오십견, 뒤꿈치에 염증이 생기는 족저근막염 등의 치료에도 폭넓게 사용된다”고 덧붙였다.

○ 부작용 없고 4주 이내 효과 나타나


“시술을 받고 나서 뻐근한 통증이 있었어요. 처음엔 부작용이 아닌가 의심이 들었죠.”

몇 주 전 PRP 요법으로 시술을 받았다는 장화진 씨(57·여). 시술 후 뻐근한 불편감과 통증이 있어 부작용을 걱정했다. 하지만 이틀이 지나자 불편감과 통증이 모두 사라졌다.

박 원장은 “PRP는 자신의 혈액을 주입하기 때문에 알레르기 반응 및 거부 반응 등의 부작용이 없다”면서 “시술 직후 1, 2일 정도 통증이 있는 것은 혈소판이 빠르게 활성화되면서 일어나는 정상적인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조건 혈소판을 주입한다고 해서 효과를 보는 것은 아니다. PRP는 혈소판의 개수가 120만 개 이상 되었을 때 효능을 보이는 것.

조 소장은 “혈소판 수치가 낮은 환자들의 경우 효과를 보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라면서 “PRP 요법을 시술 받기 전에는 혈소판 수치 검사를 꼭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PRP 요법은 일주일 간격으로 주 1회, 총 3회 치료를 원칙으로 한다. 효과는 보통 첫 주입 후 4주 이내에 나타난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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