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4월 냉해’…농지 1만4000ha 피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9일 03시 00분


28일 서울 지역 낮 최고기온은 7.8도로 4월 하순(21∼30일) 기온으로는 1908년 기상관측 이후 102년 만에 가장 낮았다. 최근 이상저온이 지속되면서 양파나 배추 생산도 지연되는 등 전국에 걸쳐 냉해 피해가 커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지역별 낮 최고기온은 인천, 경기 수원, 대전, 대구, 광주, 경남 마산 등 전국 19곳에서 4월 하순 기준으로 근대적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기온이 가장 낮았다. 1905년 관측을 시작한 인천은 105년 만에 가장 낮았다. 서울은 1907년 10월부터 관측이 시작됐기 때문에 4월 말 기준으로는 102년 만이다.

이날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제주도 성판악에는 우박이 떨어졌다. 서울 관악산, 천안 광덕산, 대구 팔공산 등에는 눈도 내렸다. 김승배 기상청 통보관은 “시베리아 5km 상공에 머물던 영하 30도의 찬 공기가 26일부터 남하하면서 작은 저기압을 발달시켜 흐리고 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며 “특히 한반도 동쪽에 고기압이 머물면서 찬 공기의 이동을 늦추는 바람에 날씨가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작물 생산에 어려움을 겪어 온 농가에는 비상이 걸렸다. 농림수산식품부가 농촌진흥청,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일조량 부족에 따른 피해를 조사한 결과 전국적으로 피해 면적은 1만4000여 ha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맘때가 되면 활짝 피어야 할 배꽃은 냉해 때문에 아직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봄을 맞아 한참 수가 늘어났어야 할 꿀벌들도 자취를 감췄다. 한국양봉협회는 “4월 들어서도 저온이 계속된 탓에 꿀벌 수가 예년에 비해 60%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조량 부족에 따른 농작물 피해가 농업 재해로 인정됨에 따라 일조량 부족으로 피해를 본 농가에 재해대책경영자금, 재해복구비 등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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